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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박은영은 미소로 답했다. 유태진은 그저 이 장면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드물게 미소를 지은 하태민은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주변에 다소 태도가 엄격했던 선배들도 모두 기뻐하며 차례로 박은영과 논의를 시작했다. 그들 사이에 둘러싸인 박은영은 마치 별들 속에 있는 둥근 달처럼 주변이 어두워지고 박은영 혼자만 빛나는 것 같았다. 자신이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이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걸 직접 본 서연주는 꼼짝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심지어 현재 상황을 맞이하기 위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몰랐다. 겨우 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심해준은 박수 소리, 심지어 뒤쪽 학생들이 격렬하게 토론하는 소리까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박은영이 사람들 눈에서 얼마나 훌륭하고 보기 드문 인재인지 알려주었다. 하지만 심해준은 서연주의 기분을 더 걱정했다. 멍한 서연주의 얼굴을 본 심해준은 주먹을 꽉 쥐고 일어나 박은영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박은영 씨는 언제 이 논문을 썼어요?” 상당히 높은 목소리에 많은 사람이 그를 쳐다보았다. 박은영은 심해준을 차분하게 쳐다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심해준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모두 말하듯이 이 논문 수준은 결점을 찾기 어렵다고 하는데, 박은영 씨가 업계에 들어온 지 얼마 됐어요? 분야를 바꾼 지 6개월도 안 됐는데 업계 정상급이 되었다고요? 서연주 씨는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으로 지금까지 왔어요. 박은영 씨는 이제 막 업계에 들어왔는데 서연주 씨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저널에 논문이 실렸다는 게 말이 되나요?”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서연주는 심해준의 의문이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박은영이 업계에 들어온 지 얼마 됐지? 박은영이 이렇게 뛰어나다면 왜 예전에는 박은영이라는 사람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까? 그 말에 마음이 차분해진 서연주는 심해준의 의견에 바로 동의했다. 격렬했던 분위기는 마치 심해준의 말 때문에 잠시 멈춘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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