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4화
하수혁은 이미 스틴의 결혼식 초청에 응했고 이제 유태진과 서연주도 올 예정이라, 박은영은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간단히 스틴에게 인사만 건넨 뒤, 하수혁과 함께 먼저 자리를 떠났다.
비록 스틴이 네 번째 결혼하는 거지만 예의를 갖추는 건 당연한 일이었기에 두 사람은 스틴에게 줄 결혼 선물을 고르기로 했다.
다음 날, 박은영과 하수혁은 택시를 타고 스틴의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결혼식은 야외 파티 형식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스틴은 나이에 비해 사고가 굉장히 자유분방한 사람이었고 이번에 결혼하는 아내는 심지어 그의 전 제자라고 했다.
두 사람이 도착하자 스틴은 직접 나와 반갑게 맞이했는데 학계의 거물이라는 느낌은 전혀 없이 평소처럼 열린 태도로 대했다.
박은영은 선물을 건네며 말했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교수님.”
스틴이 감동한 듯 미소 지었다.
“고맙네. 그런데 두 사람은 무슨 사이인가?”
박은영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학창 시절 선후배 사이예요. 같은 대학을 나왔고 지금은 동업자죠.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사이는 아니에요.”
하수혁도 알아듣기 쉽게 덧붙였다.
“은영이는 제 아버지 제자이기도 해요. 지금 아버지가 유일하게 직접 지도하는 학생이죠. 그러니까 그냥 친남매처럼 보시면 됩니다.”
“하 교수 제자라고?”
스틴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태민이 얼마나 깐깐하고 안목 높은 사람인지 잘 알기에 그 제자라면 실력이 평범할 리 없다는 걸 단번에 깨달았다.
“그렇다면 은영 양도 대단하네.”
박은영은 조용히 웃었다.
“과찬이세요.”
잠시 뒤, 유태진과 서연주도 식장에 도착했다.
서연주는 몸매를 드러내는 슬림한 롱드레스를 입고 유태진 팔을 살짝 끼고 입장했다.
식장에 있던 몇몇 사람들은 유태진을 알아보고 술렁였다. 뉴욕 재계와 VC 업계에서 종종 기사로 접하던 인물이었으니까.
자연스레 시선은 서연주에게도 옮겨갔는데 부러움과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스틴 교수님, 이건 저랑 태진 씨가 함께 고른 결혼 선물이에요.”
서연주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선물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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