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3화

서연주의 점수는 확실히 높았다. 대학원생 입시 준비를 할 충분한 시간도 없었는데 이러한 점수는 이미 최고 수준이었다. 처음부터 그들은 서연주가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고 대충 짐작했었다. 반면 그녀의 라이벌은 지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결과는 뻔한 게 아니겠어?’ 유나연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박은영이요? 박은영도 시험을 봤다고요?” 그 순간, 서연주는 박은영이 미리 시험지를 제출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고 유나연은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공부를 좋아하고 자아 개발을 하는 것이 옳다고는 생각하지만 박은영이 대학원 진학을 할 줄은 몰랐다. 그녀의 기억 속에 박은영은 늘 오빠의 주위를 맴돌던 사람이었으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공과목과 수학은 점수를 따기 어려울 거야. 학교를 그만두고 갑자기 대학원 시험을 치르다니. 우성대를 과소평가한 건지 아니면 자신을 과대평가한 건지 모르겠어.” 얼마 전, 박은영은 사람들 앞에서 큰소리쳤으니 만약 실패하면 비전도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었다. 서연주는 물컵을 들며 한마디 했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는 거니까요.” “똑똑한 사람은 불확실한 일을 조용히 해야 하는 거예요. 그래야 나중에 난처한 일이 없죠.” 정하늘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어갔다. “방금 하 대표님의 움직임을 확인했어요.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잠잠하더군요. 박은영의 점수가 높게 나왔다면 아마 진작에 나와서 자랑했을 겁니다. 이렇게 조용할 수가 없겠죠.” 그가 보기에 박은영은 아마 한동안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것이다. ‘지금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 일을 천천히 덮으려고 하는 것이겠지?’ 이때, 유태진이 찻잔을 내려놓고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박은영에 대해 신경 많이 쓰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무심한 말만 했고 박은영의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해 보였다. 박은영의 일에 대해 듣고 싶지도 않은 것 같았다. 서연주는 유태진의 태도를 알아차리고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는 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