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한유설이 다시 불렀다.
“주한 씨?”
천천히 등을 돌린 남자가 부드럽게 웃었다.
그리고 놀란 한유설의 표정을 보면서 만족스러운 듯 얘기했다.
“여보라는 소리, 듣기 좋네요.”
한유설은 온시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분명 하객 명단에는 온시열이 없을 텐데, 어떻게 온 거지?
“온시열 씨, 저는 오늘 주한 씨랑 결혼했어요. 그러니 그만 나가주세요.”
온시열은 오늘 안경을 쓰지 않았다. 그래서 모범생 같던 평소보다 더욱 잘생겨 보였다.
온시열은 한유설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채 천천히 걸어와 한유설의 얼굴을 꼼꼼히 살폈다.
온시열이 뭐라고 하려는데, 문이 또 열렸다. 시선을 돌려보니 한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우주한인 줄 알고 기뻐하려던 순간, 한유설은 그제야 그 남자가 심해원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 뭐 하려는 거예요.”
심해원은 한유설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차갑게 온시열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일단 온시열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얼마나 세게 때린 것인지, 온시열이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설 정도였다.
온시열은 여전히 환히 웃으며 입가의 피를 닦아냈다.
“기억이 돌아온 거야?”
심해원은 한유설을 바라보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한유설은 멍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심해원이 차가운 눈빛으로 한유설을 보면서 얘기했다.
“해원 씨와 주한이 사이에 있은 일은 없던 거로 해줄게요.”
한유설은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뛰는 것만 같았다.
‘기억이 돌아왔다니? 유다정은 분명 기억을 되찾을 수 없을 거라고 했는데...’
하지만 한유설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문이 다시 열리고 우주한이 들어왔다. 그는 온시열과 심해원을 보고 미간을 확 찌푸렸다. 바로 화가 치밀어 오른 우주한이 물었다.
“신부를 빼돌리겠다는 거야?”
온시열이 웃으면서 얘기했다.
“주한아,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야. 나와 해원이는 이미 기억을 되찾았어. 너도 아마 찾았을 거야.”
우주한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온시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온시열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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