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하트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잠시 후, 복도 끝에서 스페이드가 그녀를 나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예전부터 말했잖아. 괜히 문제 만들지 말라고! 앞으로 송지연 씨 오면 내가 안내할게.”
나는 그들이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고인우가 시야를 가로막았다.
“들어와. 아직 할 일이 많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고인우는 문을 닫더니 흥미로운 듯 나를 바라보았다.
“하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뭘 어떻게 생각해?”
나는 의아해서 그를 쳐다보았다.
“방금 관심 있게 쳐다보길래, 혹시 마음이 있나 싶어서.”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내 성적 취향은 평범하거든. 쓸데없는 오해는 하지 마.”
고인우는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알았어. 시작하자.”
곧 우리는 다시 업무 모드에 돌입했다.
나는 온몸에 열정이 가득했다. 25살의 송지연이 어떤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18살 나는 철없고 패기 넘치는 대학생으로서 가장 원초적인 욕망과 꿈을 가지고 있었다. 창업에 대한 열의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다.
시간은 소리 없이 흘러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고인우는 나를 힐끗 보더니 기지개를 켜며 물었다.
“오늘 밤엔 어디로 갈 거야? 본가로 데려다줄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일단 안 돌아갈래.”
조민서가 계속 본가에 머무르고 있어 돌아가면 마주칠 게 뻔했다.
처음엔 저택이 워낙 넓으니 서로 피하면 되겠지 했지만 신기하게도 내가 돌아갈 때마다 꼭 마주치게 되었다.
조민서는 일부러 화나는 말을 던지거나 박윤성을 찾아가 애정을 과시하듯 행동하며 은근히 나를 괴롭혔다. 덕분에 스트레스만 쌓였고 결국 나는 짐을 싸서 나와버렸다.
하지만 박윤성은 내가 혼자 사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본가로 돌아오든지 아니면 그가 전에 나를 데려갔던 단궁에서 살든지.
나는 둘 다 싫어서 고인우에게 말했다.
‘난 안 돌아갈 거야. 적당히 호텔이라도 잡고 좀 머무를래.’
고인우는 한쪽 눈썹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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