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화
나는 턱을 괸 채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왜요? 내가 오면 안 되는 자리에요?”
백민준이 웃음을 터트렸다.
“윤성이랑 결혼한 지도 5년이 됐는데 종래로 이런 자리 참석한 적이 없잖아요. 민서가 있는 자리면 더더욱 피하려고 했고요.”
“그래요?”
나는 나른한 자세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내가 전에 그렇게 쌀쌀맞았구나.”
백민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다 한참 지나서야 한마디 했다.
“지연 씨 손목 그은 거 윤성이도 알아요.”
“아, 네.”
나는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백민준은 뭐라 해도 내가 끄떡없자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내 옆에 배치된 고인우를 보며 말했다.
“왜 두 사람의 자리를 나란히 배치한 거죠?”
“그러면 안 되나요?”
나는 자세를 바꾸며 대답했다.
“조민서 씨가 박윤성과 같이 앉은 거 보면 자리 배치를 누가 했는지 뻔하지 않아요?”
백민준은 나란히 배치된 박윤성과 조민서를 봤는지 안색이 어두워졌다.
‘되게 거슬리나 보지?’
나는 백민준의 표정 변화를 지켜보다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난 가끔 궁금해요. 백민준 씨는 어떻게 그렇게 덤덤하게 박윤성과 조민서 씨가 가깝게 지내는 걸 보고 있는지 말이에요.”
“상관없잖아요.”
백민준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쏘아봤다.
“앞가림이나 잘해요.”
백민준이 이렇게 말하더니 이름이 적힌 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 자리는 우리가 앉은 자리와 그렇게 멀지 않았다.
조씨 가문 어르신들도 밖으로 나왔다. 조민서의 부모님은 오늘따라 표정이 매우 밝았다. 그도 그럴 것이 파티에 참석한 사람 대부분이 해성시에서 내놓으라 하는 거물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과 모순이 있었던 고씨 가문도 자리에 함께했다. 상회 회장부터 해성시 갑부까지 딸의 생일을 축하해주겠다고 이 자리에 모였으니 우쭐댈 만도 했다.
그때 대문이 열리고 박윤성과 조민서가 사람들 앞에 등장했다. 박윤성의 팔짱을 낀 조민서는 비슷한 하얀 드레스를 입고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이 등장하자 내 주변에 앉은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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