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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답이지이혼이 답이지
By: NovelRead

제115화

나는 거의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을 친 심정이었다. 어쩌면 천천히 돈을 모아 200억을 마련한 뒤 박윤성에게 이혼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박윤성이 조민서와 함께 나를 기만하는 걸 수없이 보고도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그건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거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무서운 건 만약 이혼하기 전에 기억이 돌아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나는 다시는 사랑에 눈먼 바보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방금 고윤정의 당당한 말을 듣고 나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기억이 돌아온 후 예전처럼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고 오로지 박윤성밖에 모르는 송지연으로 돌아가 버린다면 차라리 그때는 죽는 편이 나을지도 몰랐다. 박윤성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 채,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폭풍 전야처럼 숨막히는 눈빛이었다. “너 이혼하려는 것도 고인우 때문이야?” 그 목소리는 뼛속까지 서늘하게 만드는 냉기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고인우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던 나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아직도 모르겠어? 고인우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이야!”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넌 날 사랑하지도, 소중히 여기지도 않아. 기본적인 존중조차 없어. 조민서가 어떤 사소한 일만 있어도 내 목숨보다 더 중요하잖아. 도대체 이런 결혼 생활을 왜 계속해야 하는 건데!” 박윤성의 손이 내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날 꿰뚫어 보며 말했다. “넌 내 유일한 아내야. 그거면 충분하지 않아?” 나는 그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 “넌 그게 큰 은혜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한테는 감옥일 뿐이야. 박윤성, 난 더 이상 네 아내로 살고 싶지 않아! 조민서가 그렇게 욕심내는 자리, 그냥 걔한테 주지 그래?” 나는 최대한 담담하게 말했지만 내 목소리는 간절함이 묻어날 만큼 진심이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마치 조민서를 겨냥해 일부러 적의를 드러내는 사람이라도 되는 듯,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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