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화
나는 천천히 식사를 이어갔다. 식사를 마치자 박윤성이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바람 쐬고 싶으면, 그래도 돼. 내가 회사에서 돌아오는 대로 데리고 나가줄게.”
나는 고개를 번쩍 들고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
“싫어! 혼자 나가고 싶어! 네가 옆에 있으면 숨 막혀!”
순간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나랑 같이 나가든지, 아니면 계속 집에 있어.”
박윤성은 이 문제만큼은 유난히 차갑고 단호했다.
며칠 동안 그는 내가 뭐라고 해도 거의 다 들어주었다. 무슨 말이든 무슨 행동이든 대체로 수용했다. 조민서도 내 앞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외출만큼은 단 한 치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 확고함은 예상 밖이었고 나는 순간 울컥해 몸을 돌려버렸다.
그러나 박윤성은 따라오지 않았고 그날 이후로 며칠간 나를 차갑게 대했다.
내 기분과 상관없이 다른 일들은 완벽하게 처리했고 오직 내가 집 밖으로 나가는 것만은 철저하게 막았다.
나는 숨이 막힐 듯한 답답함에 점점 무기력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시무룩한 내 표정을 본 그가 마음이 약해진 듯 말했다.
“오늘 같이 회사 가자.”
나는 반사적으로 눈이 반짝였지만, 곧 표정이 구겨졌다.
“왜 회사야? 나 이미 퇴사했어!”
“내가 허락 안 했는데?”
박윤성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낮고 단호하게 말했다.
“넌 아직 내 비서야. 두통도 괜찮아졌다며? 그럼 회사 나가서 나랑 같이 일해.”
나는 저도 모르게 눈을 굴리며 투덜거렸다.
“네 회사 일은 네가 하면 되잖아. 왜 나까지 데리고 가?”
그러자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 턱을 들어 올리며 낮게 말했다.
“전에 누가 하루 24시간 내 곁에 있고 싶다고 난리 쳤지? 누가 내 비서 하겠다며 회사까지 쫓아와서 내 사무실에 다른 비서 한 명도 못 들이게 했는데? 그 모든 일을 벌여놓고 지금 와서 뒷정리도 없이 도망치려고?”
나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
박윤성에게 과거에 집착했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구체적인 내 행동을 듣자 믿기 어려웠다.
내가 대체 얼마나 박윤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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