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화
프리츠커상 주최 측으로부터 대회 입장권이 날아왔다.
입장권 위에 금색으로 박힌 글자를 보며 나는 벌써 심장이 두근거렸다.
대회가 열리는 곳은 라스온으로 나와 박지한은 대회 전날 비행기를 타고 라스온에 도착했다.
라스온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도 나는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었다. 긴장이 되어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박지한은 그런 나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든 커피를 내려놓았다.
“뭘 그렇게 긴장하고 있어? 올해 안 되면 다음번에 다시 도전하면 되지.”
나는 손으로 얼른 박지한의 입을 막았다.
“재수 없는 소리 좀 하지 말아줄래요?”
박지한은 내 손을 떼어내더니 손가락 마디마디에 키스를 퍼부었다.
“네가 너무 긴장한 것 같아서 그래. 걱정하지마. 내가 아는 디자이너 중에서 너만 한 실력을 갖춘 디자이너는 또 없으니까.”
나는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핥아내며 단호하게 말했다.
“프리츠커 대회는 3년에 한 번밖에 안 열려요. 만약 내가 이번 대회에서 상을 받게 되면 최연소 디자이너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지만 만약 못 받으면 그때는 최연소가 아니란 말이에요. 그래서 나는 이번에 꼭 타야 해요. 알겠어요?”
박지한은 생각지도 못한 이유에 잠시 멍해 있다가 이내 피식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나연이는 어릴 때부터 승부욕이 남달랐었지?”
나는 입을 삐죽이며 물었다.
“그래서 싫어요?”
“아니, 그런 모습도 사랑스러워 죽겠어. 하지만 너무 긴장하면 안 좋아. 지금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어.”
박지한은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이에 나는 얼른 팔로 그의 가슴을 가리며 말했다.
“뭐 하는 거예요?”
셔츠는 기어코 그의 몸에서 벗겨지고 말았다. 수백 번은 본 몸인데도 볼 때마다 심장이 쿵쿵 뛰니 이것도 중증인 게 분명했다.
“대, 대체 뭘 하려는 거에요?”
박지한은 아무 말 없이 캐리어에서 하이넥 스웨터를 찾아 입었다.
캐주얼한 옷을 거의 입지 않는 그였기는 나는 넋을 잃은 채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박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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