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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박지한의 눈이 번쩍 떠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창백하던 얼굴에서 피곤한 기운이 싹 사라진 듯했다. 그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술을 떨며 더듬거렸다. “...정말이야? 희망이가 내 아이야?” 나는 얼굴에 흘러내린 눈물을 아무렇게나 닦아내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나 떠날 때 이미 임신했었어요.” 그 한마디에 박지한의 눈빛이 변했다. 절망이 뒤섞였던 눈동자에 살고 싶다는 의지가 맺히는 게 보였다. 곧이어 구급차가 도착했고 경찰과 의료진이 박지한을 들것에 실었다. 나는 수술실 앞에서 불안하게 서성였다. 창문 너머로 그의 실루엣이 보일 때마다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이무진이 조용히 다가와 조심스레 말했다. “사모님, 몸도 많이 다치셨어요. 검진 먼저 받으시는 게...” “아니에요.”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지한 씨가 깨어날 때까지 여기 있어야 해요.” 그도 더는 말없이 내 곁에 함께 앉아 주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철컥!” 수술실 문이 열렸고 간호사가 마스크를 벗으며 말했다. “가족분들 걱정하지 마세요. 수술은 아주 잘 끝났습니다. 총알은 모두 제거했고 조금 있으면 일반 병실로 옮겨질 거예요.” 그 말을 듣자마자 온몸의 힘이 풀렸다. 심장 위에 얹혀 있던 돌덩이가 사라진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무너지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무진이 재빨리 나를 부축하며 간호사를 불러 내 상태를 확인하게 했다. 내 몸도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피부만 긁힌 정도라 약만 바르면 된다고 했다. 희망이는 수면제를 복용한 탓에 아직 멍한 상태였고 의사들은 안정 관찰을 위해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 희망이 병실에 도착했을 땐 한미애가 죽을 떠먹이고 있었다. 나는 문턱을 넘기도 전에 눈물이 왈칵 쏟아져 희망이를 와락 끌어안았다. 마치 손을 놓는 순간, 아이를 다시는 못 볼 것만 같았다. “엄마, 왜 울어?” 희망이는 동그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순진하게 물었다. 나는 울음 섞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너무 기뻐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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