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화
대체 우리 희망이를 어떻게 구워삶은 거지?
나는 안 된다며 단호하게 얘기하려다가 작전을 바꿨다.
“이제 엄마 싫어? 그렇게 아저씨가 좋으면 희망이는 그럼 아저씨랑 같이 살아. 엄마는 갈게.”
내가 잔뜩 풀이 죽은 얼굴로 얘기하자 아이가 깜짝 놀라며 얼른 나를 끌어안았다.
“아니에요! 희망이는 엄마랑 있을 거예요!”
“진짜? 정말 엄마랑 같이 있을 거야?”
“네!”
아이의 말에 나는 다시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희망이한테 어떤 수작을 부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을 계속 늘렸다가는 위험해.’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희망이를 안은 채 몰래 현관문을 나서려고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통화를 마치고 나온 박지한과 딱 마주쳐버렸고 그는 나를 보더니 바로 눈썹을 꿈틀거렸다.
“배도 불렀겠다 슬슬 도망가려고?”
나는 마른기침을 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도망이라뇨. 그냥 시간도 늦었고 바쁜데 무리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이만 가려고 한 거죠.”
“희망이한테 줄 게 있어. 따라와.”
박지한은 그렇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희망이는 그게 뭔지 아는 듯 내 품에서 내려와 그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차량에 도착한 박지한은 버튼을 눌러 트렁크를 열었다.
나는 트렁크가 열리자마자 보이는 빼곡한 인형과 장난감에 입을 떡하고 벌렸다.
“잠깐만요. 그런데 왜 똑같은 마법 지팡이가 네 개나 있어요?”
내 말에 희망이가 대신 설명해주었다.
“같은 거 아니에요. 이건 포롱이랑 두치의 마법 지팡이고 저건 뚱냥이랑 이슬이 마법 지팡이에요.”
나는 박지한을 보며 억지웃음을 지었다.
“역시 대표님이시네요. 씀씀이가 다르세요.”
박지한은 비꼬는 걸 가볍게 무시하며 희망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희망이가 원하는 건데 당연히 사줘야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잠시 후.
박지한은 나와 희망이를 집에 데려다준 후 트렁크 가득했던 장난감들도 하나하나 다 집안까지 배달해주었다.
놀이공원도 함께 가주고 장난감도 사준 사람을 바로 돌려보내는 것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나는 그를 집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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