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디자이너?
쥴리의 작업실 인원은 많지 않은 편이었지만 적은 만큼 다들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었다. 과장 하나 없이 지금 당장 대기업으로 가도 팀장직을 맡을 만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인원 보충 개념으로 오는 거라 해도 굳이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부터 들었다.
그때 쥴리가 전화를 끊으며 분노를 토해냈다.
“호연 그룹 이것들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자기들이 뭔데 팀장을 보낸다 만다야?! 우리가 만만해? 아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번쩍 들었고 직원들도 깜짝 놀라며 한소리 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호연 그룹에서 갑자기 팀장을 보내다뇨!”
“그거 낙하산 아니에요? 아니면 갑자기 이러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대표님께 직접 연락한 걸 보면 뒷배가 꽤 튼튼한가 보죠? 그런데 왜 하필 우리 작업실이래요? 그 정도의 백이면 호연 그룹 팀장직을 맡게 하면 되잖아요!”
나는 직원들을 진정시킨 후 쥴리를 바라보았다.
“누가 결정한 거야? 박 대표야?”
“아니요. 호연 그룹 임원중 한 명이에요. 박 대표 어머니가 원한 거라나 뭐라나.”
쥴리의 말에 나는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팀장으로 온다는 사람이 누군지 알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야 한미애를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은 박지한과 온시연, 이렇게 둘밖에 없었으니까.
그때 쥴리의 휴대폰이 다시금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전화를 받자마자 금세 표정을 풀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답했다. 아무리 열이 받아도 상대는 대기업이라 함부로 할 수는 없었으니까.
“도착하셨대요? 그럼 제가 마중을 나갈게요.”
쥴리가 나간 후 직원들은 너도나도 한마디 하며 수군거렸지만 나는 사람 뒤편에 선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쥴리가 여자 한 명을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쥴리는 여자의 뒤에 서서 걸으며 작업실을 소개했다.
“여기가 바로 저희 작업실에요. 편히 둘러보세요.”
선글라스를 쓴 여자는 고개를 천천히 돌리며 작업실을 훑어보았다. 워낙 몸매가 좋아서 그런지 트렌치코트를 입었는데도 몸매 라인이 다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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