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화
나는 순간 심장이 움찔하는 느낌이 들어 얼른 볼을 세게 꼬집었다.
아픈 걸 보니 꿈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때 박지한이 천천히 고개를 숙였고 몇 초 후, 내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려대기 시작했다.
나는 희망이가 깰까 봐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지금이 몇 시라고 여기를 찾아와요? 박지한 씨는 잠도 안 자요?”
내 말에 박지한이 피식 웃었다. 숨소리 때문에 꼭 바로 옆에 있는 것 같았다.
“보고 싶어서.”
나는 순간 목구멍이 다 막히는 기분이었다.
“이제 봤으니까 이만 돌아가 줄래요?”
박지한은 짧은 미소를 흘리며 내 말에 응해주었다.
“그래, 갈게.”
생각보다 순순한 그의 태도에 다행이라 생각하며 나는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또다시 귓가에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해 줄 말이 있어.”
나는 움직임을 멈추며 박지한을 빤히 바라보았다.
“뭔데요?”
박지한은 휴대폰을 쥔 채 나와 눈을 마주쳤다.
“뭐냐니까요?”
내가 다시 묻자 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숙취 해소제 먹고 빨리 자라고. 아니면 내일 두통 때문에 고생할 거야.”
하고 싶은 말이 그게 아닌 것쯤은 나도 눈치채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망설이는 이유가 뭔지까지 아는 건 아니었기에 대수롭지 않은 말투로 답했다.
“알겠어요. 그러니까 이제 빨리 가세요.”
내가 꿀물을 다 마시고 다시 베란다로 왔을 때 박지한의 차량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에 나도 문을 받고 방으로 가 잠을 청했다.
다음날.
과음한 탓에 나는 머리가 멍한 채로 잠에서 깼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젊었을 때와 달리 몸이 한층 무거워진 느낌이었다.
희망이는 벌써 깨서는 오미진과 함께 아침을 먹고 있었다.
내가 방에서 나오자 오미진이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직 출근 안 하셨어요? 일찍 나가신 줄 알고 희망이 아침만 사 왔어요.”
나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쉬거든요. 나는 신경 쓰지 말고 할 거 해요.”
오미진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이제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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