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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6화

선혁은 긴 다리를 책상 위에 걸치고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담배 연기를 깊게 들이켰다. “우리 엄마는 경주 사람인데, 아버지랑 결혼하면서 강성으로 시집왔지. 엄마는 그걸 평생 후회했어.” “친척, 친구 다 떠나고, 일도 그만두고 강성에 와서 살게 된 걸 두고, 아버지랑 싸울 때마다 그 얘길 했거든.” 남자는 코웃음을 쳤다. “그런 말들을 어릴 때부터 줄곧 들어왔어. 그래서 스스로 다짐했지. 절대 장거리 연애는 하지 말자.” “멀리 시집오는 여자도 만나지 말자. 또다시 그런 원망을 듣고 싶지 않으니까.” 유정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가 나직이 말했다. [넌 너무 이성적이야.] “이성적인 게 나빠?” 선혁은 태연히 받아치고는 물었다. “아직 말 안 했잖아. 이현은 지금 어디 있어?” [기차표를 끊어서 해성으로 돌아갔어.] 유정의 대답에 선혁은 긴 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네.” 유정은 더는 말리지 않았지만 작은 후회가 묻어난 목소리였다. [내가 괜히 너희 둘을 소개한 것 같아.] 이에 선혁은 가볍게 웃었다. “네 탓 아니야.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응.] 유정은 짧게 대답하더니 말을 덧붙였다. [의현이 그러더라. 앞으로는 연락하지 않겠다고. 그냥 모르는 사람처럼 살겠다고.] 선혁은 담배를 비벼 끄며 잠긴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 전화를 끊고 게임을 정리하려던 순간,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걱정해 줘서 고마워. 곧 해성에 도착해.] 선혁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집으로 무사히 돌아갔고, 마음도 한결 안정된 듯하자 답장을 보냈다. [무사하다니 다행이야.] 그러나 전송 실패 알림이 떴고 순간 멍해졌지만 곧 의현이 자신을 차단했음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안부만 남기고, 그 뒤엔 모든 연결을 끊어버린 것이었다. 의현은 기차를 타고 해성에 도착했고, 집에 들어온 건 새벽 무렵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쓰러지자, 마치 오래전부터 못 잤던 사람처럼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의현은 이틀 휴가를 냈기에 다음 날 회사에 나가지 않았기에 눈을 떴을 때는 정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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