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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9화

임구택의 비서로서 이런 가장 기본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에, 칼리의 심장은 쿵쾅거리고 손바닥은 땀으로 젖어 움츠러들었다. 몇 초 동안 머릿속은 완전히 공백이 되었다. 모두가 칼리만 바라보고 있었고, 칼리가 키보드 위에 올린 손은 이미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칼리?” 구택이 낮게 물었다. “네?” 칼리는 허둥대며 고개를 들었고, 목소리에는 당황이 묻어났다. 그때 구연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칼리가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구연은 칼리의 컴퓨터 화면 속 공백의 파일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실수로 지운 거예요?” 칼리는 곧장 휴지통을 뒤졌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구연은 칼리의 긴장으로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떨리는 손을 가볍게 잡으며 낮게 말했다. “괜찮아요, 나한테 맡겨요.” 칼리는 구연의 차분한 눈빛을 바라보며 마치 희망을 본 듯 물었다. “구연 씨가 할 수 있어요?” 구연은 고개를 들어 구택을 향해 침착하게 말했다. “사장님, 기술 데이터가 방대해서 파일이 열리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해요. 우선 칼리가 제가 출력해 둔 프로젝트 소개서를 모두에게 나눠드리도록 하시죠.” 프로젝트 소개서는 단순한 자료였다. 입찰에 참여한 회사들이 이미 전자 파일로 받아 본 것이었고,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 구택은 깊은 눈빛으로 칼리를 한 번 바라본 뒤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세요.” 칼리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자리에서 일어나 소개서를 나눠주었다. 그사이 구연은 칼리의 자리에 앉아 열 손가락으로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컴퓨터 화면에는 연속적인 코드가 순식간에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구택은 고개를 들어 구연을 바라봤다. 눈빛은 집중되어 있었고 침착했으며, 위급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큰일을 이룰 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칼리가 일부러 시간을 끌며 소개서를 다 돌리고 돌아오자, 구연은 괜찮다는 의미로 눈빛을 보내고 자리로 돌아갔다. 불안한 마음으로 앉은 칼리는, 빼곡히 나타난 파일들을 보는 순간 가슴에 걸린 돌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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