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화
허준은 윤성빈의 모습을 보면서 걱정되기도 했고 한편으로 두렵기도 했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채시아와 아이는 잠깐 어디로 놀러갔을 겁니다. 곧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이런 거짓말은 아이를 속이는 말이었지만 윤성빈은 그 말을 굳게 믿었다.
“알아. 시아는 분명 날 그리워할 거야.”
그러나 붉어진 눈시울과 빛이 없는 그의 눈빛을 보면 그도 그녀가 떠났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허준은 그저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눈을 밟으며 앞으로 걸어가는 그의 거대한 뒷모습이 그 순간 유난히 쓸쓸해 보였다.
몇 걸음 걷다가 그가 뒤돌아 허준을 쳐다보았다.
“사람을 잘못 알아봤다고 했어.”
허준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사람을 잘못 알아봤다니요?”
윤성빈은 아무 말이 없이 차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탔다.
차에 혼자 앉아 있던 그는 그녀가 쓴 편지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없어요. 굳이 이렇게 서로 미워할 필요가 있을까요?]
[예전에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은 걸 난 원망하지 않아요. 지금껏 사람을 잘못 알고 있었으니까.]
잘못 알아봤다니... 착각했다니...
목이 멘 그는 문득 자신과 똑같이 생긴 얼굴이 떠올랐다.
그 남자의 눈매는 부드러웠다.
“그럴 리가 없어...”
윤성빈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한편, 증거 불충분으로 임수아는 경찰서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녀가 비서를 향해 물었다.
“윤 대표님은요?”
그 물음에 비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윤 대표님이 오라고 해서 온 거 아니에요?”
비서는 먼 곳을 가리켰고 그쪽으로 향해 고개를 돌리니 눈밭에 은회색의 마세라티가 세워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차창이 천천히 내려가고 신도영의 준수한 얼굴이 드러났다.
눈빛을 반짝이던 그녀는 바로 그를 향해 달려갔다.
“도영아.”
“넌 날 내버려두지 않을 줄 알았어.”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도무지 열리지 않았다.
“오해하지 마. 널 도와준 건 너 때문이 아니니까.”
그가 차가운 얼굴을 한 채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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