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말을 마친 채시아는 자신의 자리에 있는 가방을 들고 윤성빈의 놀란 눈빛을 받으며 문을 나섰다. 윤성빈은 여자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방금 그녀가 한 말을 되새기며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저게 채시아라고?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용인하던 그 채시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역정에 윤성빈은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채시아를 보며 자신이 전에 그녀를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했다. 허준이 이를 발견하고 노크한 후 들어왔다. “대표님.” 윤성빈은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세인트 미디어의 주가가 최근 임수아 씨 일로 인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세인트 미디어에서 알아서 해결하게 할까요? 아니면 우리 홍보팀을 파견할까요?” 윤성빈이 앞으로 임수아의 일에 대해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허준은 감히 혼자 결정하지 못했다. 윤성빈은 미간을 누르며 답했다. “사람 하나만 찾아줘. 에스토니아의 슬아 선생이라고. 작곡가야.” 허준은 그가 임수아의 일을 도우려는 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전에 특별한 수단을 통해 채시아의 정보를 얻은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방향이 잡혔다. 허준은 바로 해외로 전화를 걸었다. 두 시간 후에 바로 소식이 왔다. “이 선생님은 해외에서 꽤 유명하더라고요. 많은 유명 가수들에게도 곡을 줬고요.” 허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이었다. “저희가 알아본 결과 그 작곡가는 바로 시아 씨였어요.” “채시아라고?” 윤성빈의 눈빛이 일그러졌다. 임수아가 알아내지 못한 정보를 허준은 특별한 수단을 통해 알아냈다. 윤성빈은 이 사실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쩐지 방금 채시아가 그렇게 분개하더라니. 알고 보니 그녀의 곡이었다. 그러자 윤성빈은 지난 몇 년 동안 채시아의 해외 생활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 그가 알아내지 못한 것이 또 뭐가 있을까? “아주 뜻밖의 사실이야. 일단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알겠어?” 윤성빈이 허준에게 주의를 주었다. “네.” 허준은 나가면서 또 윤성빈에게 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