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화
윤성빈의 심장이 요동쳤다.
채시아의 손과 다리가 온통 긁힌 상처투성이인 걸 본 순간, 그는 지체 없이 그녀를 다시 차 안으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곧장 운전기사에게 병원으로 가라고 지시했다.
조수석에 앉은 채시아 역시 정신이 아찔해졌다.
방금 행동은 너무 충동적이었다.
그녀에겐 지켜야 할 아이들이 있었다. 그러니 절대 다쳐선 안 됐다.
윤성빈은 굳은 얼굴로 물었다.
“대체 뭐가 그렇게 화난 거야?”
손과 다리에서 통증이 번졌지만 채시아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차 안은 다시 숨막히는 침묵에 잠겼다.
윤성빈은 그녀가 이렇게 입을 다물고 있을 때가 가장 답답했다.
예전엔 말도 많고 어릴 땐 하루 종일 그의 귀 옆에서 재잘거리곤 했던 아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감정이 조금만 상해도 단단히 입을 다문다.
그는 못마땅한 기색으로 다시 물었다.
“아까 어디 가려던 거야?”
“그냥 잠깐 내리고 싶었어요. 딱히 어딜 가려던 건 아니고요.”
아이들은 모두 그의 손에 있었고 그녀가 따로 갈 곳이 있을 리 없었다.
잠시 뒤, 차는 병원 앞에 멈춰 섰고 윤성빈은 채시아와 함께 내렸다.
외과 진료실.
윤성빈이 먼저 문을 열고 들어섰다.
“신도영? 너 여기서 뭐 해?”
익숙한 목소리가 진료실 안에서 울려 퍼졌다.
흰 가운을 입은 신도영이 진료실 안에 앉아 있었는데 예전의 가벼운 모습은 사라지고 제법 진지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윤성빈은 대꾸 대신 물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신도영의 시선이 무심하게 윤성빈의 어깨 너머를 스쳤다. 그는 잠깐 채시아를 바라보다가 이내 눈길을 거두었다.
“할아버지가 꼭 한 번 체험해보라고 하셔서 억지로 나왔어.”
의학에 전혀 뜻 없던 신도영은 신창길의 강요로 의학은 물론 법학, 국제경영까지 줄줄이 공부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는 실무까지 익히라며 현장 경험까지 밀어붙이는 상황이었다.
처음엔 매번 미루던 그에게 신창길은 이렇게 말했다.
“조씨 가문과 혼사 얘기를 다시 해봐야겠구나.”
조나연이 왜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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