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화
“이제 돌아가도 돼. 오늘 저녁 회사 창립기념식에는 내가 알아서 참석할 거야.”
윤성빈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네.”
임수아는 아침밥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채시아를 우쭐하게 바라본 뒤에야 집을 나섰다.
윤성빈이 몸을 돌리자 예상대로 채시아가 바로 뒤에 있었고 윤성빈은 왠지 모르게 순간적으로 양심에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언제부터 깨어 있었어?”
채시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임수아가 성빈 씨랑 결혼하겠다고 말할 때부터요. 축하해요.”
윤성빈의 심장이 순간 세차게 움찔거렸고 두 사람 사이에는 짧은 정적이 흘렀다.
윤성빈은 그윽한 눈빛으로 채시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 할 말 있으면 지금 해. 내가 임수아랑 결혼하지 말아 달라고 말 한마디만 해주면 아까 했던 말은 없었던 일로 할게.”
하지만 채시아는 고개를 저으며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축하해요. 혹시 이혼 서류 처리에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말해요. 단, 조건이 하나 있어요. 윤학이를 저한테 돌려주세요.”
윤성빈의 마음이 한순간 깊이 가라앉았고 이제는 정말 채시아가 자신이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걸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더는 부인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 어떤 감정도 남기지 않은 채 자신이 다른 여자를 택해도 심지어 결혼해도 아무렇지 않은 듯했다.
윤성빈은 점점 더 짜증이 났고 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지 자신도 알 수가 없었다.
윤성빈이 기침을 몇 번 하고는 임수아가 가져온 아침밥을 아무 말 없이 쓰레기통에 버렸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네가 알아서 시켜.”
그렇게만 말하고 채시아 옆을 지나쳐 바로 서재로 들어가 버렸다.
채시아는 그가 지금 얼마나 유치해졌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
‘혹시라도 내가 임수아가 사 온 음식을 먹을 까봐 저러는 거야?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
결국 채시아는 직접 부엌으로 가서 간단히 아침을 만들어 먹고 식사를 마친 뒤 윤성빈에게 문자를 한 통 남겼다.
“회사 다녀올게요.”
딱 한 줄의 간단한 문자였다.
윤성빈은 온종일 서재에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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