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화

윤지안이 임수아를 싫어하는 이유는 아마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임수아가 삼촌의 아이를 낳으면 미래에 윤씨 집안의 메인 자리를 다툴지도 모른다고 자주 언급했기 때문일 것이다. 채하진은 손에 든 책을 내려놓더니 예쁜 두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너희들 어떻게 할 건데?” 그의 물음에 두 아이의 시선은 채하진에게로 향했다. 윤지안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작은 입술로 물었다. “채하진,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채하진은 두 아이가 아무런 계획도 없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채하진은 미리 생각해 두었고 조용히 두 아이에게 그의 계획을 말해주었다. 두 아이는 아주 신나게 듣고 있었다. 이때 한 여자아이가 다가오더니 물었다. “하진 오빠,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나누는 거예요?” 윤지안은 그 여자아이를 밀쳐내며 말했다. “방해하지 말고 저쪽에 가 있어. 남자들의 일에 참견하면 안 돼.” 여자아이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뻔했다. 한편, 길에는 승합차가 달리고 있었고 안에 있는 임수아는 메이크업 수정까지 마쳤다. 옆에 있던 매니저가 말했다. “수아야, 고작 작은 아이일 뿐인데 도우미더러 데리러 가라고 하면 되잖아.” 임수아는 매니저를 힐끗 쏘아보더니 말했다. “언니가 뭘 안다고 그래요.” “그 아이는 보통 집 어린애가 아니에요. 윤씨 집안의 증손자인데 아무 사람이나 데리러 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번 임수아가 연회 때 웃음거리가 된 후 윤 씨 어르신은 그녀를 유달리 싫어했다. 윤지안은 어르신의 소중한 손자이니 임수아는 아이에게 잘 보이기만 하면 다시 어르신의 환심을 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임수아의 손은 저도 모르게 자기 아랫배로 향했고, 언제쯤이면 윤성빈의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 상상하고 있었다. 윤성빈의 아이가 생기면 그녀는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때 임수아의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임수아는 화면에 뜨는 번호를 보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내가 다시는 나한테 전화하지 말라고 했잖아.” “수아야, 나한테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