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쿵! 채시아는 더는 참지 못하고 먹던 밥그릇을 내려놓았다. “전 배불렀어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윤성빈은 그제야 채시아가 화나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쫓아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네가 왜 화를 내는 건데?” 채시아는 그가 잡은 자기 손을 빼가면서 말했다. “화가 난 거 아니에요. 윤 대표님의 말씀이 다 맞아요. 저와 저의 친구가 학력이 부족한 거죠. 아니면 어제처럼 하루 동안 경찰서에 머무를 일도 없었을 거잖아요.” 채시아가 아직 화가 났다고 말하기도 전에 윤성빈은 바로 꼬리를 내리며 변명했다. “난 임수아가 말한 변호사가 네 친구인 줄 몰랐어.” 채시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듣기만 했다. 윤성빈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며 그저 달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네 친구가 갇힌 일을 만회할 수 있어?” “친구한테 사과라도 할까?” 채시아는 그가 이 정도로 나올 줄 몰랐다. 그녀가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갑자기 베란다 입구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허준이 깜짝 놀란 얼굴로 문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윤성빈은 또다시 냉정한 태도로 말했다. “넌 왜 아직도 안 갔어?” “대표님, 혹시 또 뭐라도 시킬 거 있나 보러 왔어요.” 허준은 난감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예전에 채시아가 곁에 있을 땐 윤성빈의 일상생활은 모두 그녀가 책임졌었다. 채시아가 떠난 후로 모든 무거운 짐은 허준에게 떠넘기게 되었고 그는 그제야 자신이 모시는 대표가 사생활에서는 정말 모시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윤성빈은 허준이 아침을 일찍 준비하든 늦게 준비하든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화를 냈었고, 옷을 규칙적으로 정리하지 않아도 심하게 혼냈었다. 한번은 우유 온도를 자기 기준에 맞추지 못했다고 윤성빈은 노발대발하며 우유 배달원을 즉시 잘라버렸었다. 하여 많은 아르바이트생들은 윤성빈과 접촉이 있는 일을 시키기만 하면 무거운 짐을 떠안기 싫어 돈을 아무리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