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화
비록 이 일은 그녀와 전강훈의 일이고 그녀가 만난 좀도둑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그의 다리가 이 지경이 된 건 그녀의 탓이니만큼 그녀도 마냥 당당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심화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뭐, 상관없어요. 찾아오면 상대해주면 그만이니 전하께서도 너무 마음에 두실 것 없어요.”
그녀의 아량에 전강훈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하지만 어쩐지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다.
‘설마 질투도 나지 않는 건가?'
괜히 마음이 씁쓸해진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어머니께서 나서셔서 그 아이를 내게 시집보내겠다 하여도 낭자는 별 감흥이 없겠소.”
“...”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지?'
심화영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그를 보며 말했다.
“그건 안 되지요. 전하께서 저와 혼인을 하신다면 첩은 둘 수 없습니다.”
너무도 솔직하게 말했으니 그가 화를 내리라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그는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심화영이 그를 흘끗 보자 그는 바로 고개를 돌려 태연한 척 말했다.
“그럼 시간도 늦었으니 나는 이만 가봐야겠소.”
말을 마친 후 그는 바퀴를 굴려 문 쪽으로 갔다. 심화영은 잠시 멍해 있다가 한참 후에야 피식 웃었다.
‘이 사내가 정말...'
“전하, 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그녀는 웃으며 따라 나갔다. 그를 문밖까지 배웅할 생각이었지만 그의 바퀴 의자가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심화영이 눈을 깜박이는 사이 그는 어느새 마당 한가운데에 가볍게 착지한 상태였다. 곧이어 담담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낭자는 나오지 않아도 되오. 그럼 모레 보세.”
심화영은 그를 보았다. 그의 얼굴에서 억제된 갈망과 기대를 발견한 그녀는 얼굴이 붉게 물들고 말았다. 이내 강구는 전강훈을 밀어 후작댁을 떠났다. 그녀는 전강훈의 뒷모습을 한참 멍하니 보았다.
백세민은 그런 그녀를 다소 의아한 얼굴로 보고 있다가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슬쩍 팔꿈치를 밀었다.
“아가씨, 그만 보시지요. 전하의 몸이 뚫리겠습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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