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황노을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도서찬이 한연서를 안아 들고 황급히 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그 장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았다.
주민재의 눈빛에는 그녀가 상처받을까 두려운 걱정이 어려 있었다. 그러나 사방을 에워싼 기자들 때문에 단 한마디도 건넬 수 없었다. 그는 휴대폰을 움켜쥔 채, 경호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차씨 가문의 세 남매도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차서진이 입꼬리를 올리며 조롱하듯 웃자, 옆에 있던 차서희도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같은 조롱 어린 눈빛을 보냈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황노을은 끝내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도서찬이 아직 남편임에도, 그녀는 마치 남의 일이라도 되는 듯 담담히 시선을 거두었다.
삐옹,삐옹,삐옹...
별장 안에서 또다시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곧, 매서운 바람을 가르며 헬기 소리가 하늘을 뒤흔들었다. 황노을은 고개를 들어 머리 위를 선회하는 헬기를 바라보았다.
주민재가 그녀를 앞으로 이끌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경호원들과 함께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편, 길목에서 발이 묶여 있던 주안 그룹 측 인원들도 드디어 합류에 성공해 자선 경매회 손님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통로를 열었다.
____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에 발을 올리던 황노을은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1층, 사람들이 갈라진 틈새 속에서 방금 막 눈을 뜬 한연서는 힘겹게 소파에 몸을 기댔다. 그 곁에 앉은 도서찬은 몸을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굳게 찌푸려진 미간과 꾹 다문 입술에는 두려움과 애틋함이 뒤엉켜 있었다.
“가자.”
주민재가 황노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는 시선을 살짝 떨군 뒤, 더는 뒤 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응.”
그렇게 두 사람은 통로를 빠져나갔다.
___
한편, 1층 홀에 남아 있던 도서찬은 무언가를 느낀 듯 고개를 들어 옥상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곳엔 이미 텅 빈 어둠만이 드리워져 있을 뿐이었다.
위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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