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딩동. 황노을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입금 알림이었다. 이번 경매에서 도서찬이 낙찰받은 모이사나이트의 출품자는 사실, 황노을이었다. 주민재와의 되팔이 합의가 이미 있었기에, 정산 과정은 매끄럽게 흘러갔다. 자선 경매의 기본 기부 비율은 70%로 정해져 있었다. 다만 예외적으로 첫 번째 골동품은 50%, 마지막 아이들 그림은 100%가 적용되었고, 그 외의 작품들은 모두 동일하게 70%가 책정되었다. 따라서 50억에 낙찰된 모이사나이트 역시 70%가 기부로 빠져나갔다. 남은 30%는 15억이었는데 세금을 제한다 해도 손에 들어올 금액은 결코 적지 않았다. 주안 그룹의 처리 속도는 놀라울 만큼 빨랐다. 자금이 곧장 주민재 계좌로 들어오자, 그는 바로 황노을에게 송금했다. 잠시 후, 그녀는 햇살 아래 선인장 그림을 찾아갈 예정이다. 물품은 안전하게 보관 중이었으니, 더 이상 걸릴 일은 없었다. “결과가 나쁘진 않네요.” 그녀가 담담히 말했다. 원래 2억에 불과했던 모이사나이트는, 70%를 기부하고도 훨씬 큰 금액을 남겼다. 그러나 주민재는 여전히 아쉬운 듯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사람들 앞이라 여전히 존댓말을 유지했다. “하지만 결국, 모이사나이트는 도 대표님 손에 들어갔잖아요.” 황노을은 그 말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게 최선의 결과예요. 애초에 모이사나이트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 내놓은 거였어요. 생각보다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됐고, 덕분에 더 많은 돈을 기부해 아이들이 더 큰 지원을 받게 됐잖아요. 그거면 됐어요.” __ 며칠 전, 도서찬과 황노을은 가정법원에서 이혼 재산 분할 협의서를 정리했다. 도경 그룹 같은 대기업은 혼전 계약을 철저히 준비해 두는 법이었다. 그 때문에 그녀가 챙길 수 있는 몫은 크게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황노을은 빈손으로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는 협의서 어딘가에 황씨 가문의 옛 세력을 되찾을 수 있는 작은 틈을 남겨 두었다. 그건 언젠가 꺼낼 비장의 카드였다. __ ‘내가 부를 수 있는 마지막 한계는 40억이었어.’ 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