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경매장은 순식간에 들끓었다. 세 번 연달아 이어진 응찰, 매번 망설임 없이 깔끔했다. 특히 마지막엔 단순히 2천만 원을 더하는 것이 아닌, 곧장 3억 원으로 직접 금액을 올려 손에 꼭 넣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아니, 823번은 자기랑 경쟁하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거야? 저렇게 정면으로 붙네.” “모를 리가 없지. 이나 씨는 주 대표님이 데려온 여자잖아. 이 자선 경매는 주안 그룹에서 주최한 것인데 주 대표님이 모를 리가 있겠어?” “그렇긴 하네. 그럼 지금 왜 이러는 거야?” “누가 알겠어. 겉으로는 한연서 씨가 번호판을 들고 있지만, 결국 도 대표님의 체면을 정면으로 치고 있는 거잖아.” 사람들 사이에서 수군거림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저 모이사나이트, 감정가는 2억 원이라던데. 솔직히 2.4억 원을 넘어가면 값어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야. 그런데 바로 3억 원을 제시하다니. 뭔가 얽힌 사연이라도 있는 건가?” “그건 알 수 없지. 근데 888번은 또 번호판을 들까?” “도 대표님 본인이었으면 분명 올렸을걸. 가진 돈이 얼만데. 그런데 이번엔 한연서 씨가 들고 있으니까... 그게 변수지.” “그런데 도 대표님은 체면 구기는 건 신경 안 쓰나?” “그건 네가 몰라서 그래. 밀어붙일 수도 있고, 물러날 수도 있는 거야. 밀어붙이면 정면승부, 물러나면 상대가 급한 사정이 있으니 양보했다는 식으로 포장할 수 있지.” “그게 돼?” “왜 안 돼?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도서찬이 돈이 없어서 못 올린다고는 생각 안 할 거야. 안 올려도 ‘마음이 너그럽다는 쪽으로 받아들이지.” “그래도 난 체면 구긴다고 보는데. 고작 몇억짜리 원석도 못 가졌잖아.” “아니지. 오히려 낙찰받아서 상대방한테 선물까지 해버리면 완벽하지.” “와, 그거 괜찮네. 넌 역시 똑똑해.” 곳곳에서 말이 쏟아졌지만, 누구도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결국 사람들의 시선은 다시 2층으로 향했다. 2층 비밀석. 모든 사람은 겉보기엔 아무 일 없는 듯 잠자코 앉아 있었지만, 속은 팽팽했다.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