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07화
심명이 소희를 구택의 여자라고 짐작했을 때 여자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이 바로 처음으로 심명이 구택을 질투했던 순간이었다.
회상은 이만하고 심명은 소희 곁에 서서 구연을 내려다보았다. 목소리는 차갑고 담담했다.
“저 여자와 너를 엮지 마. 같은 사람이 아니니까.”
소희는 고개를 돌려 심명을 바라봤다.
“그 여자와 거리를 둬. 괜히 끼어들지 마.”
심명은 느긋이 웃었다.
“벌써 말했잖아. 먼저 다가온 건 저 여자라고. 내가 피한다고 피할 수 있었을까?”
소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시선을 내렸다.
“네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할 수 없었을 거야.”
“소희야 그건 말이 안 되지.”
심명은 일부러 장난스럽게 어조를 바꾸었다.
“상대가 판을 다 깔아놨는데, 내가 안 본다고 하면 얼마나 무례해? 너 사실은 내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지?”
소희는 구연을 흘끗 보고는 더 이상 심명과 말싸움을 이어가지 않았다.
“나 이제 집에 가야겠어.”
더 늦으면 어떤 사람이 찾아올 게 뻔했다.
“나도 같이 가!”
심명이 서둘러 말하자 소희가 아래층을 내려다봤다.
“구연 씨는 그냥 두고 가는 거야?”
심명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날 원한다면 대가를 치러야지. 이 정도 상황쯤은 충분히 헤쳐 나갈 거라 믿어.”
소희는 더는 말하지 않고 심명과 함께 파티장을 빠져나왔다.
호텔 문을 나서자 늦봄의 저녁 바람이 차갑게 스쳤다. 심명은 곧바로 재킷을 벗어 소희 어깨에 걸쳐주려 했다.
그러나 손끝이 닿기도 전에, 높고 단단한 기운을 풍기는 한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소희야!”
역시나 구택이었다.
심명은 손을 거두며 씁쓸하게 웃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나타났다.
구택은 어느새 두 사람 앞에 와 있었다. 남자는 단호하게 소희를 끌어안으며, 노골적인 적의를 담은 눈길을 심명에게 보냈다.
“소희야, 집에 가자.”
심명은 한발 물러서며 부드럽게 손을 흔들었다.
“잘 가.”
이에 소희는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할 말이 있으면 나중에 정식으로 얘기해. 독단적으로 움직이지는 마.”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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