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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자선 경매회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이후에도 수많은 물품이 무대에 올랐지만, 조금 전 같은 자극적인 장면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황노을은 경매 목록을 넘겨보다가, 불현듯 손끝을 멈췄다. 그녀의 시선이 머문 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다음은 6캐럿 블러드 루비 펜던트입니다.” 도서찬은 주저 없이 손을 들어, 58억에 낙찰받았다. 그 순간, 황노을의 입가에 서늘한 웃음이 어렸다. ‘역시, 하나도 안 변했네.’ 불과 한 달 전, 모이사나이트와 터키석이 뱃속 아이의 생일석이라는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상관없어. 내 아이라면 가장 비싼 다이아몬드, 음... 핑크 스타 같은 보석이 어울려.” 지금 그녀는 너무도 쉽게 그의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여자는 가장 값비싼 루비에 걸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겠지. 고작 2억짜리 모이사나이트라면, 자기 얼굴에 먹칠이라고 여길 테고.’ ___ 시간이 흘러, 어느덧 마지막 경매품이 무대에 올랐다. “이번 경매품은 물건이 아니라, 선정된 아이들의 그림입니다. 총 스무 점이며, 낙찰금 전액은 자선 사업에 쓰이게 됩니다.” 보통의 경매였다면 마지막을 장식할 건 희귀 보물이었을 터였다. 그러나 오늘은 자선 경매회였다. 아이들의 그림이 마지막에 오른 건, 그만큼 특별하고 뜻깊었다. 황노을은 그림들을 찬찬히 바라봤다. 하지만 823번 번호패는 들지 않았다. 대신 옆에 앉은 주민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나 씨, 어떤 게 마음에 들어요?” 그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평판 위 그림 하나를 가리켰다. “아린이가 그린 그림이요.” 햇살 아래 서 있는 단순한 선인장 그림이었지만, 그 소박함이 오히려 오래도록 그녀의 마음에 남아 있었다. 주민재가 고개를 끄덕이며 811번 번호패를 들어 올렸다. 두 사람 모두, 지금은 823번으로 나설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각자 다른 번호패를 가진 손님으로 응찰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경매가 마무리되고, 무대에는 축하 공연과 마지막 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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