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그는 주민재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일부러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누군가 말했다. “자기 여자를 컨트롤도 못 하면서 도서찬 대표님이랑 맞짱을 떠? 지금 할아버지도 이 별장 안에 계시는데, 이제 혼쭐이 날 줄 알아.” 주도율도 날카롭게 말했다. “주도율!” 주민재가 결국 폭발했다. 도서찬에게는 어쩔 수 없어도, 이놈 앞에서까지 참을 수는 없었다. 주민재는 그대로 달려가 주먹을 날리려 했다. “주민재, 형을 부르더니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내가 틀린 말 한 거 없잖아. 넌 며칠째 이나라는 여자한테 매달리며 아부한 것도 모자란 거야? 난, 그런 한심한 아첨쟁이와 형제 하고 싶지 않거든.” “입 함부로 놀리지 마라!” 주민재가 거칠게 멱살을 잡았다. “또 그런 말 하면 네 입을 찢어버릴 거야.” 주도율도 물러서지 않았다. “내 입을 찢어봤자 소용없지. 어차피 곧 할아버지가 널 직접 손봐 주실 테니까!” 순식간에 현장이 소란스러워졌다. 2층의 수많은 사람이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듯 두 형제가 난투를 벌이는 걸 지켜봤다. 차서진은 신이 나서 부채질하러 가려다가 누나에게 귀가 잡혀 억지로 의자에 앉고 말았다. “언제쯤 철 좀 들래?” 아름다운 여자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큰형이 잘하면 되잖아. 난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 차서진은 불쌍한 개처럼 축 처져 투덜거렸다. 그는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있었다. 자기가 아무리 버둥대도, 집안은 결국 큰형이 이끌어갈 거라는 걸. “그만해.” 어두운 자리에서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제야 두 사람은 억눌린 듯 싸움을 멈췄다. 경매는 계속 이어졌다. 888번석. “서찬 오빠, 이건...” 한연서가 머뭇거리는 척 도서찬을 바라봤다. 마치 중재라도 하려는 듯, 부드럽게 말을 덧붙였다. “저 여자는 그 모이사나이트가 정말 필요한가 봐.” 겉으론 이해심 깊게 배려하는 말투였지만, 그 말투에는 오히려 불을 지피는 듯한 화약 냄새가 배어 있었다. 그러나 도서찬은 단 한 번도 시선을 그녀에게 주지 않았다. 그의 검고 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