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황노을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고개를 들어 밤하늘 가득한 별을 올려다봤다.
‘그래, 이제 다 내려놓았어.’
다시 고개를 숙이니 마음은 다시 고요해졌다.
시선을 거둔 황노을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도 대표님, 아직 깊은 사이가 아닌데 제가 넘겨짚은 얘기를 했네요.”
잔에 남은 술을 단숨에 비운 그녀가 말을 이었다.
“중간 휴식 시간이 끝날 때가 다 됐네요. 저는 먼저 내려가 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도서찬 옆을 스쳐 지나갔다.
“따라가지 마.”
계단 입구에 다다르려던 순간, 그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렸다.
‘내 앞에서 한연서를 위해 말하고 이익을 챙기려 드는 모습만 해도 벌써 몇 번째인가? 한연서를 위해서라면 정말 뭐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인가 봐.’
황노을은 발걸음을 멈추지도,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조용히 통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남겨진 도서찬은 그녀의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뒤, 불어오는 밤바람 속에서 그의 모습도 통로 끝으로 사라졌다.
작은 정원에서는 여전히 웃음 섞인 말들이 바람에 실려 왔다.
“...저는 10억을 걸어야겠어요. 888번이 이길 거예요!”
“와,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닌가요?”
“888번 주인이 누군지 안 보여요? 그분이 원한다면 꼭 손에 넣는 거죠.”
“듣고 보니 그렇네요. 그럼 뭐, 이건 승부가 뻔하잖아요.”
“재밌잖아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도 대표님이 손을 들면, 823번이 몇 번이나 따라갈 수 있는지 걸어보는 게 어때요?”
“그게 좋겠네요! 난 0번으로 할게요!”
“나는 한 번에 걸래요!”
...
“더 없어요?”
“무슨 웃기는 소리예요? 많아야 이를 악물고 한 번쯤 따라오겠죠. 그 외엔 무리일 거예요”
사람들은 큰 소리로 웃어댔고, 그 이야기는 대수롭지 않게 흘러갔다.
그 시각, 다른 쪽에서는 한연서가 다른 계정을 켜고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HYS: 지금 어르신이 이나 씨한테 태도는 어떤가요? 듣자 하니 어르신이랑 얘기하고 나서도 태연하다고 하던데, 혹시 당신이 안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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