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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주명철의 구상은 황노을이 짐작한 것보다 훨씬 더 냉혹했다. 도씨 가문이 아무리 거대하다 해도, 주씨 가문이 쉽게 무너질 리는 없다. 만약 도서찬이 끝내 추궁해온다면, 주민재를 내치고 그를 제물 삼아 도씨 가문에 사죄하면 그만이다. 어차피 자신은 이나가 황노을이라는 걸 몰랐다고 발뺌하면 되니까. 반대로 주민재가 이번에 자리를 굳건히 지켜낸다면, 주안 그룹의 미래를 맡기면 된다. 이기면 가문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지면 주민재를 내던져 사과하면 그만이다. 주명철은 이미 한 명의 손자를 희생할 각오까지 끝낸 상태였다. 실내는 조명이 밝았고 은은한 찻향이 감돌아 더욱 고즈넉해 보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가, 황노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어르신, 오늘은 제가 통과한 거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주명철은 그녀를 힐끗 보더니,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도서찬 옆에 그렇게 오래 붙어 있었던 이유가 참 궁금하구나.” 황노을도 웃으며 받아쳤다. “이렇게 결국 나왔잖아요.” 황노을과 도서찬의 관계에 대해 주명철 같은 노련한 인물이 모를 리 없었다. 황노을은 대충 넘어가지 않고, 여전히 조용히 주명철을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두 사람 사이엔 말 없는 신경전이 팽팽하게 이어졌다. 마침내 주명철이 입을 열었다. “내가 보장할 수 있는 것은 그들 삼 형제 사이의 일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것뿐이네. 그 외의 것들은 네가 말했듯이 나는 그저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셈이니 셋에게 경쟁을 시켜 최후에 누가 살아남는지 지켜보면 그만이야.”. 황노을은 조용히 웃었다. 오늘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 주민재가 늘 말했듯, 세 손자에겐 각자 맡은 사업이 있었다. 이번에 둘째 주도율이 그렇게까지 손을 뻗칠 수 있었던 것은 주명철 앞에서 주민재의 험담을 했기 때문에 오해를 사게 되었다. 주명철의 태도가 바뀌면, 아래 사람들의 태도도 따라 바뀐다. 그것이 가장 무서운 점이었다. 하지만 이제 주명철이 더는 간섭하지 않겠다고 한 이상, 시간이 지나면 주민재가 자연스럽게 판세를 장악할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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