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5화
기운이 없었던 온채하는 제대로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 배승호에 의해 차에 구겨 넣어졌다.
배승호가 거친 손길로 온채하의 뺨을 닦아내며 윽박질렀다.
“대체 왕현읍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네 엄마 본 적 없어? 왜 나한텐 이런 얘기 안 한 건데!?”
온채하는 눈물을 삼키며 팔로 자신을 감싸안았다.
눈물이 고였지만 마음 놓고 울지는 못했다.
슬픔보다 더 짙게 깔린 공포 때문이었다.
분노를 터뜨리려던 배승호는 웅크린 온채하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끔찍한 기억이라도 떠올린 건가…’
잠시 머뭇거리던 남자는 이내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배승호는 분노를 터뜨리려다, 웅크린 그녀의 모습이 마치 끔찍한 저주의 덫에 갇힌 아이처럼 보여 발길이 멈췄다.
지금 이 순간, 따뜻한 포옹이 온채하에게 더 힘이 될 것 같았다.
진여울은 배승호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손에 쥔 잔을 더 꽉 움켜쥐었다.
왕현읍에 관한 소식이 실시간으로 보고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온채하의 출산을 알게 되었을 때 진여울은 온몸에 전율이 일 정도로 기뻤다.
‘온채하가 천한 태생이라니!’
그래서 온이윤을 납치해 마을 사람들에게 넘겼다.
그곳에 자매 둘을 나란히 가둬두고 평생 아이만 낳다 죽게 만들 생각이었다.
‘천한 것들이 승호 오빠랑 엮일 생각을 해? 자격도 없는 것들이 감히…’
그런데 배승호가 직접 그곳에 갔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하다 못해 당장이라도 온채하를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진여울의 입술은 피가 날 정도로 짓 씹혀 있었다.
평소 쓰고 있던 완벽함이라는 가면에 금이 가는 것 같았다.
배승호가 아직도 온채하를 사랑한다면 애초에 왜 자신과의 약혼을 받아들인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내게 헛된 희망을 주냔 말이야!!!’
진여울은 소리 없는 비명을 삼키며 탁자 위의 화장품을 모두 쓸어 바닥에 내던졌다.
잠시 후, 억지로 숨을 고른 그녀가 권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바닥에서 온채하를 증오하는 사람은 진여울 다음으로 권서준이었으니 이 분노를 공유할 상대로 충분했다.
“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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