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6화
그렇게 배서훈이 자리를 떴다.
박은영의 표정은 점차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녀는 눈을 아래로 내리깐 채 손등을 주무르며 다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이 모든 것은 배서훈의 입에서 나온 말일 뿐, 아무런 증거도 없었다.
박은영은 절대 배서훈의 말에 홀려 귀국하고 싶지 않았다.
유태진을 이런 곳에 남겨두고 혼자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밖에서는 문이 잠시는 소리가 들렸다.
박은영은 문밖의 사람이 멀리 떠났음을 확인한 후에야 호주머니 깊숙이 숨겨 놓았던 휴대폰을 꺼냈다.
다행히 전원이 정상적으로 켜졌고 액정이 깨진 것 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박은영은 창가 쪽으로 가서 계속 신호를 찾아보려 했다.
미약한 신호 한 칸이 계속해서 불안정하게 깜빡였다.
이곳에서 계속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박은영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이 휴대폰뿐이었다.
-
배서훈은 위층으로 올라갔다.
사실 그는 지금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이 답답했다.
배서훈은 술을 한 잔 따랐다.
술잔을 입에 대기도 전에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발신인의 번호를 보자마자 배서훈은 곧장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 너머의 누군가가 보고했다.
“배 대표님, 쿠르 쪽에서... 아무래도 실패한 것 같습니다.”
술잔을 쥔 손에 힘이 꽉 들어가더니 배서훈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그는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죽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서도 의외의 경우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앞뒤로 포위됐을 텐데, 유태진은 대체 어떻게 벗어난 거지?’
하지만 배서훈이 대답하기도 휴대폰 너머에서는 또 하나의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예전부터 유태진을 계속해서 주시해 왔습니다만, 직업 특성상 자주 해외로 나가거나 전 세계를 비행하는 게 정상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방금 분석해 보니까 유태진이 최근 몇 달 동안 가장 자주 방문했던 곳이 뉴오이더라고요.”
“그게 무슨 뜻이야?”
“유태진이 뉴오이에서 어떠한 기관을 운영하고 있더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