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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박은영은 흐릿하게 눈을 떴다. 손등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아랫배의 통증도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 몸이 익숙하게 반응하는 걸 보니 진통제를 맞은 게 분명했다. 고개를 돌리자 유태진의 붉어진 눈이 보였다. 그녀가 눈을 뜨는 순간, 유태진은 무언가 말하려다 목이 막혀 한참을 삼켰다. 그러다 쉰 목소리가 겨우 흘러나왔다. “좀 괜찮아? 아직 많이 아파?” 박은영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고 시선은 자신 손등을 감싸 쥔 그의 손으로 향했다. 그 위에는 이미 말라버린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괜찮아요.” 그 익숙한 대답 한마디에 유태진의 몸이 굳었다. 그녀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식으로 혼자 견뎌왔는지 얼마나 많은 밤을 스스로 버텨냈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박은영은 아픔을 쉽게 내색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외할머니도 삼촌도 모른 채, 모든 걸 혼자 감당하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손을 빼려 했지만 이번에는 유태진이 더 세게 잡았다. 박은영은 놀라 잠시 멈칫했다. 예전 같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었다. “그동안 혼자 버티느라 많이 힘들었지?” 그가 손등에 남은 눈물을 닦으며 조용히 물었다. 박은영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숙였다.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냥...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어차피 누가 알아도 달라지는 건 없잖아요.” 괜히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그 사람까지 괴롭게 만들 게 뻔했다. 차라리 마지막 치료를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 한 번에 끝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게 주변 사람의 고통도 덜하고 자신도 감정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되니까. 박은영은 세심하거나 약한 사람은 아니었다. 언제나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쪽이었다. “이제 어른이잖아요. 제 일은 내가 책임져야죠. 괜히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 말을 들은 유태진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목소리가 낮고 거칠었지만 확실히 울림이 있었다. “근데 너... 나 필요하잖아?” 박은영의 시선이 잠시 흔들렸다가 곧 담담히 입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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