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2화
유태진은 느긋하게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그는 아무 일도 모르는 사람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김정한 역시 모른 척했다. 마침 인사하러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던지라, 그는 시선을 박은영에게서 거두며 자연스럽게 다른 하객에게 말을 건넸다.
박은영은 쓸데없는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자리를 비켰다.
그녀가 떠나자, 정하늘이 곧 유태진 곁으로 다가왔다.
“이 분위기 뭐야? 너희 아직도 화해 못 했어?”
유태진은 시선을 내리깔며 담담히 대답했다.
“우리, 곧 이혼할 거야.”
그는 아이 문제를 겪으면서 알았다. 박은영의 마음속엔 더 이상 자신이 없다는걸.
‘뭐야? 태진이가 그런 결정을 내릴 리가 없는데...’
한편, 박은영은 나혜주와 함께 이금희에게 인사하러 가고 있었다.
그때, 심가희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 수혁 오빠랑 같이 왔어.]
박은영이 고개를 들자, 입구 쪽에서 심가희가 하수혁의 팔을 잡고 이쪽으로 오는 게 보였다.
심가희는 여전히 유태진을 싫어했다. 하지만 오늘은 이금희의 팔순 잔치였다. 부모님도 곧 도착할 예정이라 빠질 수는 없었다.
그녀는 멀리 서 있는 유태진을 흘끗 바라보더니 박은영 곁으로 다가왔다.
“유 대표님은 너 같은 여자 다시 못 만날 거야. 세상에 너처럼 좋은 여자가 어디 있어? 넌 언제나 유 대표님 옆에서 체면 세워줬잖아. 근데 유 대표님은 뭐야? 유나 씨 데리고 다닐 때, 한 번이라도 네 생각을 한 적 있긴 해?”
박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은 마지막이었다.
이날을 끝으로, 그들의 이혼은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건 나도 동의해.”
하수혁이 짧게 웃으며 덧붙였다.
유태진은 뭔가를 눈치챘는지, 그쪽을 바라봤다.
심가희는 팔짱을 끼고 말했다.
“보긴 뭘 본대? 왜, 뭐? 내가 틀린 말도 아니잖아. 전에는 아이 일로도 크게 싸웠다며?”
그녀는 말하자마자 스스로 입을 다물었다.
그것이 박은영의 아픈 상처라는 걸 뒤늦게 깨닫고, 아차 싶었다.
하수혁이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이마를 톡 쳤다.
“넌, 말하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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