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1화
배승연은 코웃음을 쳤다.
“지금은 자료 정리가 먼저야. 웨커가 흔들리는 건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니까.”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
이금희의 팔순 잔치는 경운시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행사였다.
경운시의 유력 가문들은 물론, 타지에서도 축하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날만큼은 모두가 유씨 가문과 인연을 맺고 싶어 했다.
박은영은 전날 저녁, 잠시 나혜주의 집을 찾았다.
이금희의 팔순 잔치에 함께 가기 위해 직접 나혜주와 박태욱을 모시러 간 것이다.
그녀가 굳이 유태진의 차를 타지 않은 이유는, 외가 쪽 식구들에게 따로 전할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혹여 내일 자리가 어색해져 이금희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 없게 하려는 배려였다. 이혼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외가 식구들뿐이었으니까.
나혜주도 그녀가 지금까지 유씨 가문에서 지낼 수 있었던 게 이금희의 보살핌 덕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팔순 잔치를 굳이 피하거나 빠질 이유는 없었다.
“은영아, 너랑 태진이 요즘 사이는 어떠니? 소문 들었는데, 둘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혹시... 다시 잘 지내보려는 거야?”
차가 움직이자, 나혜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박태욱도 룸미러 너머로 그녀를 바라봤다.
박은영은 잠시 눈을 깜빡였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이제 어른이니까,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녀는 끝내 아이에 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은영아, 감정은 남이 대신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들이 뭐라 하든, 결국 중요한 건 네 진심이야.”
박은영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미소 지으며 답했다.
“알겠어요, 삼촌.”
...
이금희의 팔순 잔치는 로즈 가든 호텔에서 열렸다.
유씨 가문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이날 하루만큼은 외부 손님을 일절 받지 않았다.
수많은 하객이 몰리더라도 완벽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철저하게 준비된 행사였다.
호텔 정문 앞에는 이미 수많은 차량이 줄지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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