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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유태진이 아래쪽 계단에서 천천히 걸어 올라왔다. 박은영 뒤에서 멈춘 그는 곧장 담담한 눈길을 유나연에게로 보냈는데 그 시선 속에는 분명한 경고가 깃들어 있었다. 유나연은 목을 움츠리며 황급히 이효정 뒤로 숨어들었다. 이효정 역시 유태진의 의도를 바로 알아챘다. 조금 전 유나연이 내뱉은 말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사람 귀는 어디에나 있고 괜히 소문이 나기라도 하면 복잡한 삼각관계가 그대로 드러날 것이고 체면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할머니께 가 있어.” 이효정은 인상을 찌푸리며 유나연을 흘겨봤다. 유나연은 억울함을 감추지 못한 채 박은영을 노려보더니, 결국 입술을 깨물고 뒤돌아 달려갔다. 박은영은 뒤에 선 유태진의 기척을 느끼고는 몸을 약간 옆으로 비켜 그와의 좁은 거리를 벌렸다. 이효정이 복잡한 눈길로 박은영을 보았다. “오늘 자리는 할머니가 널 위해 마련한 게 맞긴 하지만 겉으로는 그냥 평범한 연회일 뿐이야. 누구도 네가 유씨 집안의 손자며느리라는 사실을 알게 해선 안 되지. 할머니를 생각한다면 말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신분을 드러내 괜한 구설이 생기면 집안이 곤란해질 수도 있어.” 지금 세상에 떠도는 건 유태진과 서연주의 소문뿐이었다. 이때 박은영이 자신을 유씨 집안의 손자며느리라 공개적으로 밝힌다면 유씨 집안에 직접 타격은 없을지 몰라도 결국 세간의 뒷말거리가 될 게 뻔했다. 특히 아직 서씨 집안의 IT 회사는 막 발을 뗀 단계라 유씨 집안과 사돈 얘기를 논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니 지금은 절대 나설 때가 아니었다. “연회를 연 건 유씨 집안인데 왜 저한테 뭐라 하세요?” 박은영의 표정은 담담했고 이효정의 속내를 훤히 읽고 있었다. 이효정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불쾌감이 스쳤다. 그때 유태진이 박은영을 흘깃 본 뒤, 시선을 이효정으로 돌렸다. “은영이가 언제 유씨 집안을 곤란하게 만든 적이 있어요. 집안 얘기는 저한테 하시는 게 맞겠죠.” 이효정은 말문이 막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결국 잔뜩 찌푸린 얼굴로 박은영을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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