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화
이번에는 한성이 그의 질문에 답했다.
“30일이 지나야 해. 법정 이혼 절차상 필요한 기간이니까.”
정하늘이 혀를 차며 말했다.
“그럼 한 달 동안은 또 박은영에게 편의를 봐줘야 한다는 거잖아. 태진아, 정책이 그렇다니 너도 짜증 나겠어.”
유태진은 이런 문제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몸을 돌려 한성에게 말했다.
“고생했어요. 한 변호사님. 잠시 후에 같이 간단히 식사라도 할까요?”
한성은 동의했다.
운전기사로 전락한 정하늘은 차에 오른 후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는지 물었다.
“너 왜 갑자기 번호를 바꿨어?”
유태진은 고개도 들지 않고 휴대폰을 보며 대답했다.
“업무상 필요해서.”
정하늘은 어깨를 으쓱이고 나서 더는 묻지 않았다.
박은영은 그 신혼집에 대한 감정이 없지는 않았다.
작은 것 하나까지 모두 그녀가 정성을 들여 꾸민 공간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집에는 쓰라린 기억도 너무나 많았다.
유태진이 집을 줘도 그녀는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곳엔 아직 유태진의 물건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녀가 출입을 허락받지 못했던 서재도 있고, 유태진의 중요한 것들이 놓여 있던 그 방도 있다.
“언제 물건을 치울지 물어보는 걸 깜빡했네...”
박은영은 생각 끝에 빨리 정리하라고 전화하기로 했다.
게다가 부동산 명의 이전 같은 번거로운 절차도 남아 있었다.
전화를 걸었지만 또다시 그 익숙한 안내 음성이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니...”
박은영은 덤덤한 눈빛으로 앞을 보며 조기현에게 물었다.
“유 대표님의 번호가 왜 연결이 안 되죠?”
조기현은 백미러를 통해 박은영을 보며 말했다.
“밸런타인데이 때 번호를 바꾸셨어요. 그 번호는 더는 사용하지 않으신대요. 대표님께서 박은영 씨께 말씀 안 하셨나요?”
박은영은 잠시 놀란 듯하다가 침묵했다.
그녀는 꽤 의외라고 생각했다.
‘아예 번호까지 완전히 바꾸다니...’
유태진은 그녀보다 훨씬 더 과거와의 관계를 끊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녀는 문득 어떤 커플들은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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