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화
결혼식 당일의 소동은 백도운의 단호한 개입으로 가까스로 수습되었다. 그는 심해원과 온시열을 현장에서 강제로 끌어내며 싸늘한 눈빛으로 경고했다. 더 이상 과거의 정을 기대하지 말라는 냉엄한 한마디에 이어, 다음에는 설득이 아니라 철저한 압박으로 두 가문을 무너뜨릴 것이라 선언했다.
결혼식 날 밤, 우주한은 품에 안긴 한유설을 끌어안은 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꿈속의 어둠은 끝없는 심연처럼 그의 영혼을 집어삼킬 듯 짙게 퍼졌다.
꿈에서 그는 자신과 한유설의 결혼 생활을 생생히 목격했다.
첫해는 그 무엇보다 행복했다. 우주한은 더 큰 힘과 능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아내와 보낼 시간은 줄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단단했다.
한유설은 언제나 그를 지지했고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애쓰며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런 그녀의 헌신과 배려에 우주한은 더욱 깊이 빠져들었고 자주 그녀를 위한 작은 이벤트를 준비해 마음을 표현했다.
결혼 2년째 되던 해, 우주한은 어머니 강혜자가 자신이 없는 틈을 타 한유설에게 찾아가 아이를 낳으라고 압박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다.
한유설은 침착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주한 씨가 지금 중요한 시기라, 조금만 더 기다리려고요.”
강혜자의 얼굴엔 불만이 역력했다.
“주한이가 바쁘지, 너까지 바쁜 건 아니잖니? 집에서 노는 게 전부면 아이나 키워야지.”
한유설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묵묵히 고개만 숙였다.
그날 집에 돌아온 우주한은 한유설을 끌어안으며 사과했다.
“미안해, 어머니가 너무 성급하셔서 그래. 내가 잘 이야기할게.”
한유설은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괜찮아, 일부러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아.”
그러나 우주한이 어머니와 대화를 나눈 후, 강혜자는 한유설이 자신을 고자질했다고 오해했고 그 이후 아들이 없는 자리에서는 싸늘하게 그녀를 대했다. 한유설은 이런 일을 우주한에게 털어놓지 않았기에 그는 전혀 알지 못했다.
결혼 3년 차에도 아이 소식이 없자 친척들 사이에서는 한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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