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화
박윤성과 이혼하기 위해 그를 이용한 건 맞았다. 그가 이런 이유로 나와 회사를 운영하는 걸 거부한다면 나는 그 뜻을 존중할 생각이었다.
이 두 남자가 내 생활에서 잠시 자취를 감추자 나는 전에는 느껴본 적 없는 홀가분함을 느꼈고 나 자신에게 집중했다.
비긴은 발전이 매우 빨랐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주문만 받다가 갑자기 한 게임이 히트하며 적지 않은 이윤을 보았다. 우리에게 투자한 투자자들도 앞다투어 우리 회사를 선전한 덕분에 주문이 잇달아 들어왔고 우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돌아쳤다.
그러면서 두 남자는 뒷전이 되었고 복잡하게 얽힌 관계도 커다란 이윤 앞에서는 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갑자기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비록 박윤성과 이혼 서류에 사인하긴 했지만 이혼 절차가 완전히 끝난 게 아니었기에 한 달 후 다시 법원으로 가야만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문자를 확인하고 별다른 생각 없이 이렇게 말했다.
“일정에 남겨둬요.”
그러고는 비서에게 귀띔했다.
“시간 나면 이혼 절차 마무리 좀 부탁할게요.”
이젠 내게도 비서가 생겼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전에 직원으로 있던 강채연이었다. 그는 전에 기술직이었지만 내 일정을 계획하는 걸 더 선호해 포지션을 살짝 바꿔줬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이 호칭에 나는 마음이 짜릿해졌다.
‘역시, 직접 회사를 꾸리는 게 더 재밌다니까.’
“다음 주 월요일에 시간 내서 이혼 절차 마무리해야 합니다. 만현 그룹에서 이미 사람을 보내와 확인하는 중입니다.”
“그래요. 알겠어요.”
내가 고개를 끄덕여도 강채연이 나가지 않자 나는 고개를 들었다.
“왜 그래요?”
“아닙니다.”
강채연이 입술을 오므리더니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나갔다.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창밖을 내다봤다. 만현 그룹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우리가 있는 건물은 아예 달랐다. 하나는 도심에 있었고 으리으리할뿐더러 해성시의 랜드마크였지만 비긴은 갓 걸음마를 떼기 시작해 털이 채 자라나지 않은 병아리 같았다.
‘괜찮아. 언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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