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화
박윤성이 웃음을 터트렸다.
“갔으면 네가 날 어떻게 욕하는지 못 봤겠지.”
“누가 욕했다고 그래.”
내가 인정하지 않자 박윤성이 덤덤하게 웃었지만 어딘가 난감해 보였다.
“그래. 아닌 걸로 하자.”
나는 잠깐 생각해 봤지만 딱히 부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 욕했다. 어쩔래?”
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를 올려다봤다. 그는 내 도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머리를 쓰다듬더니 앞으로 다가와 천천히 옷을 챙겨입었다.
“아까는 어디 갔다 온 거야?”
내가 미간을 찌푸리고 묻자 그가 덤덤하게 대답했다.
“샤워하고 왔지.”
이 말에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요즘 발견한 게 있다면 상상 이상으로 결벽증이 있는 이 남자가 하루에 샤워만 해도 여러 번 한다는 것이다.
나는 시큰거리는 어깨를 주무르며 이렇게 말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얼마나 더러우면 샤워할 정도냐고 하겠네.”
박윤성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너 더럽지 않아.”
“당연하지.”
나는 어이가 없어 박윤성을 노려봤다.
“네가 변태적으로 깔끔한 체할 뿐이야.”
박윤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옷을 챙겨입고는 이렇게 말했다.
“뭐 먹고 싶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제 좀 가지?”
박윤성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나 내쫓는 거야?”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직원들 출근했다가 우리가 이러고 있는 거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어?”
박윤성의 말투가 곱지 않았다.
“우린 법이 인정한 부부야. 다른 설명이 필요해?”
나는 입술을 앙다문 채 대답하려 하지 않았다.
‘다 알면서 왜 이러는 거지?’
우린 비록 부부지만 쇼윈도였다. 그에겐 조민서가 있고 내게도 이젠 남사친이 생겼는데 이런 결혼을 계속 이어가려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이혼해 주지 않는 거지?’
하지만 이제 묻기도 귀찮았던 나는 침묵으로 내 태도를 보여줬다. 아니나 다를까 박윤성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렇게 말했다.
“송지연, 설마 고인우가 오해할까 봐 그래?”
“왜 또 고인우를 물고 넘어지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