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화
간이침대에 누워 뒤척거려도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시비를 걸려고 찾아갔다가 박윤성이 안에서 업무를 지시하는 걸 보았다. 그는 찾아온 나를 보고 눈꺼풀을 들더니 이렇게 말했다.
“왔어?”
나는 이를 악물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박윤성, 지금이 몇 시인지 알아?”
나는 손목에 찬 시계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저녁 10시가 다 된 시간이야. 이거 민폐야.”
“여긴 사무용이지 주거용이 아니잖아. 민폐는 아니지.”
박윤성의 말투는 잔뜩 화가 나 있는 나와는 달리 매우 덤덤하고 차분했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여기서 지내는 거 알면 이러는 게 내 휴식을 방해한다는 거 알잖아.”
“그러면 돌아가든지.”
박윤성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렇게 말하며 손에 든 서류를 직원에게 건넸다. 그들은 만현 그룹을 다닌 지 오래된 직원이라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물러갔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앞에 있는 박윤성을 멍하니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박윤성 앞에서는 광대나 다름없다는 생각에 무력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손가락만 살짝 움직여도 나는 그의 손바닥 안에 갇혀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박윤성,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오랫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내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올라왔다. 박윤성이 손을 들어 내 눈 밑을 어루만지자 나는 얼른 그 손을 뿌리치며 옆으로 물러섰다. 손을 거둔 박윤성은 눈빛이 흔들리는 듯싶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미 말했는데. 힘들면 돌아가는 방법도 있다고.”
“난 돌아갈 생각이 없어.”
나는 이를 꽉 악물고 어떻게든 지지 않으려 했다.
“걱정하지 마. 여기서 피곤해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 본가는 들어갈 생각 없으니까.”
“그래?”
박윤성이 덤덤한 눈빛으로 나를 힐끔 쳐다봤다.
“본가가 싫으면 단궁도 있잖아. 네가 돌아갈 곳은 널렸어.”
“내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 네가 정해준 곳은 어디든 가기 싫다고.”
“내가 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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