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화

조민서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송지연. 역시 지금까지 다 연기한 거였어. 너 사실 이혼할 생각 조금도 없었어. 그저 관심받고 싶었던 거지? 그렇지?” “그렇다고 한들 너랑 무슨 상관인데?”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느긋하게 조민서를 바라봤다. “우리 결혼이 네 손에 파탄 나지 않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 네가 원하던 거잖아. 박윤성 앞에서도 그렇게 얘기했고.” 조민서가 이를 악물고 내 앞으로 다가오더니 화를 억누르며 이렇게 말했다. “윤성 오빠와 화해한다 해도 오빠 마음속에 제일 중요한 사람은 나야. 송지연, 오빠는 그저 내게 어떤 감정인지 자각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그래?” 나는 눈썹을 추켜세우며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 남매 사이일 뿐이라며? 지금은 왜 어떤 감정인지 자각하지 못한다고 하는 거야? 이러니까 두 사람 도대체 무슨 사이인지 모르겠네?” “송지연.” 내가 정곡을 찔렀는지 조민서가 소리를 꽥 질렀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녀를 밀쳐내고 자리를 떠나려는데 그녀가 뒤에서 나를 불러세웠다. “송지연.” 나는 걸음을 멈췄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러자 조민서가 원망에 찬 말투로 말했다. “기억해. 내가 지금 오빠와 남매 사이로 남은 건 다 너 때문이라는 거.” 나는 눈썹을 추켜세우며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내가 두 사람을 남매 사이로 만들었다고?” 조민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더는 그녀를 상대하기 싫었던 나는 고개를 돌렸다. 이런 파렴치한 말까지 서슴지 않는데 더 할 말이 없었다. 회사에서 나오는데 소은하가 뒤에서 쫓아 나왔다. “송지연.” 나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왜?” 나는 최대한 아무 일 없는 척했지만 소은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무슨 일 있었는지 들었어. 비긴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 이 말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고인우가 그래?” “아니.” 소은하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직접 알아낸 거야.” 소은하가 뾰로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