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화
불안해진 나는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마 그렇게 기막힌 우연이 있겠어? 선물이 겹치는 건 아니겠지...?’
다만 박윤성이 정말 조민서에게 핑크 다이아몬드를 선물한다면 왜 나와 이혼하려 하지 않는지 의문이었다. 다른 여자에게 반지를 준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를 리가 없는데 말이다.
마지막으로 박윤성의 선물을 공개할 차례가 되자 모두가 숨을 죽이고 스크린을 바라봤다.
“오빠, 난 오빠가 무슨 선물을 하든 다 좋아...”
조민서의 표정에서는 기대와 긴장이 함께 보였다. 이를 지켜보는 파티 참석자들은 사실 그녀가 박윤성이 선물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갖고 싶어 한다는 걸 눈치챘다.
박윤성이 고개를 끄덕이자 스태프가 선물을 들고 올라왔다. 트레이가 꽤 가벼워 보였고 천으로 가려져 있어 안에 들어있는 게 뭔지 알 수 없었지만 모양으로 봐서는 반지함 같았다.
나는 조민서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호흡조차 잊어버렸음을 보아냈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스태프가 가렸던 천을 열자 안에 든 선물이 보였다.
그것은 하나의 계약서였다.
초롱초롱하던 조민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기대가 절망으로 변하는 순간이었지만 그래도 애써 정신을 가다듬고 이렇게 물었다.
“오빠, 왜 이런 선물을 한 거야?”
“해외 프로젝트 협업 계약서야. 조씨 가문에 넘겨줄 생각이고.”
이 말에 현장이 들끓기 시작했다. 하긴 이 정도의 반응은 나와야 정상이었다. 서부 프로젝트도 몇조가 되는 프로젝트인데 해외 프로젝트라면 더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박윤성은 이미 그 몇조가 되는 서부 프로젝트를 고가인에게 맡겼는데 또 다른 노른자 프로젝트마저 조씨 가문에 돌린 것이다. 다만 박윤성이 조민서를 편애하는 정도를 생각하면 크게 예상을 벗어나는 일은 아니었다.
모두가 부러운 눈빛으로 조민서를 바라보는데 박윤성은 아래에 앉아 있는 나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 선물은 나와 나의 아내인 송지연 씨가 함께 증여한 것입니다.”
내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조민서의 얼굴이 먼저 하얗게 질렸고 주먹을 꼭 쥔 채 여러 번 심호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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