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화
비록 조예선에게 한 번 들은 이야기였지만 박지한의 입에서 직접 그 말을 들으니 내 가슴이 쿵 하고 크게 울렸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박지한이 입을 열었다.
그의 귀가 조금 붉어진 걸 보니 다음 말은 쉽게 꺼낼 수 없는 내용인 듯했다.
“전에 네가 물었지. 왜 너가 내 아내가 아닌 걸 알면서도 그런 일을 했냐고. 그때는 설명하려 했는데 네가 너무 빨리 가버려서. 지금 말할게.”
그는 잠시 숨을 골랐다가 담담하면서도 진심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내 마음속에 아내는 오직 너 하나뿐이었어. 또... 네 정체가 들킬까 두려웠어. 그땐 내가 박씨 가문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였고 만약 일이 터지면 널 지켜줄 수 없을까 봐... 그래서 그런 선택을 한 거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지한은 문득 말을 멈추고 뜨거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너무 진지해서 나는 무심코 물었다.
“마지막은 뭐예요? 말해 봐요.”
그는 살짝 웃으며 나를 자기 품으로 끌어당기더니 조용히 내 귀에 속삭였다.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는데... 내가 어떻게 참겠어?”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라 나는 그를 밀치며 화를 내듯 소리쳤다.
“그럼 진작에 좋아한다고 말했어야죠! 왜 이제 와서...”
박지한은 억울한 얼굴로 입을 삐죽이며 대꾸했다.
“난 벌써 말했었는데 네가 안 믿은 거잖아.”
나는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을 쳤다.
“내가 언제 안 믿었는데요?”
그 순간, 기억이 전기처럼 번쩍 떠올랐다.
내가 온시연일 때, 그가 괴로운 얼굴로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그 장면.
하지만 나는 그 고백이 온시연에게 하는 말인 줄로만 알았었다.
부끄러움에 다시 얼굴이 달아오르자 박지한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것만이 아니지. 누가 전날 밤 술 취해서 내 앞에서 고백해놓고 다음 날엔 모르는 척 딴사람 행세했는지... 기억 안 나?”
그 말에 나는 멍해진 채 생각에 잠겼다.
‘그게 진짜였구나.’
그건 우리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할 즈음이었다.
그때 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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