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화
온시연이 씩씩대며 사무실을 나선 후, 쥴리가 다가와 나의 어깨를 두드렸다.
“선배, 괜찮아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다들 미안해요. 쌍둥이 언닌데 지금은 연을 완전히 끊은 상태예요. 하지만 연을 끊었다고 해도 사생활 범주에 드는 일이라 오늘 본 건 비밀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직원들은 알겠다며 하나둘 다가와 나에게 위로를 건넸다. 그러고는 별다른 질문 없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 일을 시작했다.
다들 똑똑한 사람들이라 참으로 다행이었다.
방으로 돌아온 후, 나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예요. 요한 학장과 캐서린 지도 교수가 온시연과 따로 연락한 적은 없었는지 한번 알아봐 줘요.”
요한과 캐서린은 내가 힘들게 만든 스케치를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즉, 나는 지금 두 사람 중 누군가가 온시연에게 내 스케치를 팔아넘겼다고 의심하고 있다.
전화를 끊은 후, 나는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범인이 직접 내 앞에 나타난 이상 반드시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지금쯤 온시연은 아마 부모님께 갖은 살을 붙여 가며 오늘 일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상관이 없었다.
사랑받으려고 그렇게도 노력했건만 결국에는 내 편 한번 들어주지 않았던 부모님이었으니까.
그러니 그들이 찾아와서 뭐라고 난리를 치든 나는 팀장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온시연이 내 작품을 베꼈다는 걸 밝혀내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다짐한 지 며칠이나 지났는데도 온시연은 잠잠했다. 찔리는 구석이 있어 그런 거라고 생각한 나는 안심하며 그렇게 경계를 풀었다.
...
희망이의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는 오미진의 말을 들은 뒤로 나는 시간만 나면 아이를 데리고 또래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 덕에 희망이도 친구가 생겼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내가 사준 스마트워치로 곧잘 친구들과 연락을 했다.
오늘도 퇴근해서 돌아오니 희망이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엄마, 우리 내일 놀이공원으로 가면 안 돼요?”
내일은 토요일이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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