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화

채시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성빈이 스스로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그가 머스키에 지사를 설립할 줄을 몰랐다. 그리고 회사는 그녀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워졌다. 그의 비즈니스 실력은 엄청 뛰어났고 그는 어디에서나 환영받았다. 이 도시의 부자들도 하나둘씩 그와 친분을 쌓았다. 채시아는 매일 아침 꽃다발과 값비싼 선물을 받았지만 모조리 쓰레기통에 버렸다. 어느 날, 윤성빈은 그녀가 사는 지역의 집을 모두 사들였고 그녀의 옆집으로 이사했다. 베란다에 서 있기만 해도 상대방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베란다에서 곡을 쓰다가 그를 발견하게 되었다. “당신이 여기에 살고 싶다면 나중에 여기 와서 살자.” 채시아는 그를 무시한 채 악보를 들고 집 안으로 돌아갔다. 한편,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집을 꾸미고 있던 허준은 윤성빈이 베란다에 서서 옆집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윤성빈이 채시아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대표님, 옆집도 이미 사들였으니 사모님이 보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가도 됩니다.” 윤성빈의 마음을 확인한 후 허준은 채시아에 대한 호칭을 바꿨다. 채시아는 남의 집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다. 허준은 오늘 받은 열쇠를 윤성빈에게 건네주었다. 열쇠를 건네받던 그가 허준을 향해 물었다. “국내 상황은 어때?” “회사의 원로들은 이미 제압당한 상황입니다. 윤성태와 이윤지 두 사람만 아직도 몰래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윤성빈은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 “신경 쓰지 마.” 그한테 윤성태와 이윤지는 별거 아니었다. 허준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윤성준은?” 잠시 머뭇거리던 허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 “글쎄요. 대표님께서 도항시를 떠나신 후, 윤성준 씨도 본가를 떠났다고 합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고요.” 윤성빈의 눈 밑에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윤성태 부부는 걱정이 되지 않았지만 친동생인 윤성준은 걱정이 되었다. “한번 알아봐.” “네.” 담배에 불을 붙이려다가 엊그제 채시아를 안고 있을 때 자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