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화

“걱정하지 마. 날 사랑하지 않으니까 계속 날 찾지는 않을 거야. 시간이 지나면 포기하겠지.” 윤성빈이 자신을 찾는 것은 그의 자존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채시아는 그에게 돌려주려고 많은 돈을 남겨두고 왔다. 조나연은 천장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아이들한테 아빠를 찾아줄 생각은 없어?” 그 말에 채시아는 흠칫했다. 그동안 혼자 밖에 있으면서 채시아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 그 생각뿐이었고 재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이제는 돈도 있으니까 나 혼자서도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어. 애들한테 아빠 같은 거 찾아주고 싶지 않아. 애들한테도 그건 안 좋을 것 같고.” “그리고...” 채시아는 손을 아랫배에 얹었다. “정말 임신 됐어?” 눈을 크게 뜨고 묻는 조나연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에 가서 검사받았어. 임신 5주 차라고 했어.” 조나연은 손을 그녀의 아랫배에 올리며 입을 열었다. “정말 다행이다. 9개월만 있으면 윤학이가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거잖아.” “정확히 말하면 8개월이야.” 채시아는 임신 10개월이라는 건 잘못된 상식이고 실제로는 9개월이면 아기가 태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구나.” 조나연은 손을 거두며 국내의 일에 대해 채시아에게 알려주었다. “뉴스 봤지? 임수아는 이번에 완전 끝장이야. 그리고 윤성빈 씨도 지금 입장이 말이 아니고. 사람들한테 웃음거리가 되었어.” 지금과 같은 결과가 있을 줄 채시아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윤성빈이 여론을 통제하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하였다. “선명 그룹에서는 항상 여론을 통제하지 않았어?” “글쎄. 아빠한테서 들으니까 선명 그룹은 지금 전문 경영인을 고용했고 윤성빈 씨는 일선에서 물러난 것 같더라.” “그 사람 얘기는 그만하고 자자.” “그래.” 조나연은 이곳에서 이틀 정도 쉬고 도항시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처음 그녀가 도항시에게 돌아온 이유는 채시아를 돕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첫사랑인 강재학과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