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화

윤성빈을 발견한 김예화가 앞으로 다가왔다. “성준이가 너한테 할 말이 있대.” 말을 마친 김예화는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고 윤성빈은 윤성준을 향해 다가갔다. “그동안 문자를 네가 보낸 거야?” 윤성준은 온화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좀 더 가까이 오라고 했다. 몸을 약간 숙이자 윤성준이 힘겹게 입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여자가 좋아한 사람은 나야. 결혼하고 싶었던 사람도 나고.”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던 윤성빈의 눈에 차가움이 가득했다. 사람을 잘못 봤다는 채시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채시아가 정말 그를 동생으로 생각한 걸까? 정말 웃기는 일이었다. 그는 지금껏 채시아가 자신을 많이 사랑한다고 믿고 있었다. 윤성빈의 기분을 알아차린 윤성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를 도발했다. “채시아의 남편은 원래 나였어야 했어.” 윤성빈은 애써 화를 가라앉혔다. 눈앞의 사람이 동생만 아니었다면 아마 당장 죽여버렸을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상관 안 해. 지금은 내가 채시아의 남편이니까.” 윤성빈은 몸을 일으키며 말을 이어갔다. “어렵게 깨어났으니까 푹 쉬어야 하지 않겠어?” “또다시 정신을 잃으면 안 되잖아.” 차갑게 말을 내뱉고 빠른 걸음으로 방 안을 나섰다. 윤성준의 방을 나오자 김예화가 급히 그에게로 다가왔다. “의사 말로는 성준이가 깨어난 것이 기적이라고 했어. 얼마 지나지 않아 성준이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야.” 지금 마음으로는 축복의 말은 도저히 나오지가 않았다. “전 성준이가 영원히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말을 마치고 난 그는 김예화의 놀란 표정을 신경조차 쓰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떴다. 차를 몰고 곧장 청림 별장으로 향했다. 머릿속에는 온통 채시아와 윤성준의 목소리뿐이었다. “내가 사람을 잘못 알아봤어요.” “그 여자가 좋아한 사람은 나야. 결혼하고 싶었던 사람도 나고.” 머리가 너무 아팠고 계속 쉬지 못한 탓에 버티기가 힘들었지만 그는 잠에 들고 싶지 않았다. 청림 별장에 도착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