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화이트 레스토랑 박지훈은 셰프에게 채시아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준비하라고 했다. “너 요즘 살이 빠졌어. 많이 먹어.” “음.” 채시아는 젓가락을 들고 식탁에 가득 찬 음식을 바라봤지만 입맛이 없었다. “참... 두 사람 오늘 무슨 얘기 했어?”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박지훈은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 주었다. “별거 아니야. 그냥 일 얘기 했어.” “윤성빈이 너 곤란하게 하지 않았어?” 채시아가 이어서 물었다. 박지훈은 젓가락을 든 손을 한바탕 치켜들며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여자애도 아니고 왜 날 곤란하게 하겠어?” 그는 또 장난을 치고 있었다. 채시아는 박지훈이 밖에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를 깍듯이 대하고 박지훈도 아주 진지한 모습인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녀 앞에서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변했다. 어떤 때는 꼭 어린애 같았다. “나 지금 진지해. 만약 그 사람이 너 곤란하게 하면 나한테 말해.” “그건 아니지. 나 남자야. 어떻게 여자한테 도움을 받아?” 박지훈은 계속해서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 주었고 그녀의 그릇이 꽉 차서야 빨리 먹으라고 재촉했다. 채시아는 어쩔 수 없이 일단 밥부터 먹었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을 때, 박지훈은 그녀가 오늘 입은 터틀넥 긴팔 옷을 주목했다. 이렇게 더운 날에 실내에 에어컨이 있다고 해도 밖에 나가면 더워 전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너 요즘 또 몸이 안 좋아?” 그는 채시아가 추위를 많이 타는 것을 알고 있었다. 채시아는 그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약간 어색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회사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은 것 같아서.” “앞으론 외투 챙겨서 가. 그렇게 입으면 목이 얼마나 답답해.” “음.” 채시아는 몸의 흔적을 보이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다른 방에서 윤성빈이 감시 카메라를 통해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윤성빈은 손을 들어 웨이터를 불렀고 몇 마디 주문 후 웨이터가 와인을 챙겨 채시아의 룸에 도착했다.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