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화

“진짜야?” 시터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자 채윤학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면 아저씨가 왜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없겠어요?” 윤성빈은 올해 서른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보통 남자도 서른에 결혼하고 아이를 갖기 마련인데 하물며 재벌인 그가 아직 아무것도 없다니 이상하긴 했다. 시터는 아이의 말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학아, 너 진짜 똑똑하다.” 시터는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깔깔 웃으며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그 사이 채시아와 윤성빈은 이미 수림 장원에 도착해 있었다. 채시아는 오는 내내 이곳의 위치와 구조를 세심히 눈에 담았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윤성빈은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딱히 뭐라 하진 않았다. 이 여자가 이곳을 기억한다고 해서 아이를 데려갈 수는 없는 일이니까. 차에서 내리자마자 채시아는 발걸음을 서둘러 안쪽으로 향했다. 그 시각, 시터에게 연락이 왔다. 윤성빈이 도착했고 옆에 아름다운 여자를 데리고 왔다는 내용이었다. 시터는 곧장 그 소식을 채윤학에게 전했다. “윤학아, 아저씨가 어떤 여자랑 같이 왔대!” 그 말을 듣자마자 채윤학의 뇌리에 떠오른 인물은 임수아였다. 그 여자는 아직 실물로 본 적은 없지만 방송을 통해 얼굴은 익숙했다. ‘잘됐네. 직접 만나봐야겠어.’ 하지만 이내 문이 열리고 등장한 건, 임수아가 아니라 채시아였다. 그 순간, 늘 의젓하고 강하던 채윤학의 눈가가 붉어졌다. 장원에 온 뒤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던 아이가 이 순간만큼은 참지 못했다. “엄마.” 채시아는 창백하고 야위어버린 아이를 보자 곧장 달려가 꽉 끌어안았다. “윤학아.” “엄마,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 “나도. 엄마도 우리 윤학이 너무 보고 싶었어.” 채시아는 마치 깨질 듯한 조심스러움으로 아이를 꼭 안았다. 곁에 있던 시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예쁜 여자가 채윤학의 엄마라니? 채윤학처럼 똑똑하고 예쁜 아이는 다 이유가 있었던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윤성빈은